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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0. Mon Pitou Theory

: 하루에 한 번씩은 한국인이 온다

by 낙타

몽 피투에서 4개월 가까이 일하면서 알게 된 사실은, 하루에 한 번은 꼭 한국인 손님이 온다는 것이다.


구글 평점도 그렇게 높지 않고(4.4점) 외진 곳에 있는 작은 비스트로인데, 유독 하루에 한 팀은 꼭 한국인 손님을 받는다. 밴쿠버 다운타운에 한국인이 많이 거주해서 그런 것인지, 아니면 몽 피투의 미감이 한국인 손님들의 마음을 잡아끈 것인지는 몰라도 말이다.


내가 한국인이라 그런지 아무리 가게가 시끄러워도 한국인 손님들의 말소리는 또렷하게 들린다. 토끼 귀가 쫑긋하듯이 일하다가도 한국말이 들리면 그쪽을 나도 모르게 바라보게 된다. 그리곤 음료를 가져다 드리거나, 음식을 서빙하면서 손님들에게 ‘한국인이시죠?’하고 묻는다. 대부분의 손님들도 놀라는 한 편으로는 가게에 한국인이 있다는 사실이 신기하신지 반겨주신다.


원체 영어를 잘 못하기 때문에 한국인 손님들이 오면 반갑다. 가뜩이나 손님 응대가 중요한 식당에서 손님의 요구사항을 제대로 알아듣지 못한다면 큰일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런지 영어를 쓸 땐 떠듬떠듬하던 메뉴 설명도 한국어로 하면 청산유수다. 그렇게 한국어로 주문을 말끔하게 도와드리고 나면 꽉 막혔던 체증이 쑥 하고 내려간다.


‘반갑습니다.’, ‘주문 도와드릴까요?’, ‘식사 도와드릴게요.’, ‘식사는 입에 맞으세요?’, ‘식사는 맛있게 하셨어요?’ 같은 말들을 하는 게 얼마나 기분 좋은지 모르겠다. 평소 입에 잘 맞지도 않는 영어만 써서 더 그런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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