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수는 화살표 흔적을 따라 골목길을 걸었다. 평소 민수도 잘 가지 않는 윗동네였다.
산비탈같이 높아지는 골목은 점점 더 좁아졌고, 좁아지는 만큼 민수 마음도 점점 초조해져 갔다. 마치 빛이 닿지 않는 어둠 속으로 깊이 들어가는 것 같았다.
주변은 바람이 세차게 불고, 마치 모든 소리가 바람 소리에 삼켜지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진우야… ”
민수는 거친 숨소리를 내쉬며 계속해서 동생의 이름을 불렀다. 그러나 돌아오는 것은 메아리와 자신의 불안한 숨소리뿐이었다.
좁은 골목길을 얼마나 걸었을까 민수는 뒤를 돌아보았다.
높은 윗동네에서 내려다본 마을과 시내는 마치 산 정상에서 바라보는 풍경 같았다. 바람은 세찼지만 민수는 어딘가 초조했던 마음이 사라지는 기분도 들었다.
주변을 잠시 둘러보던 민수에게 낙서가 또 나타났다. 민수는 벽에 새겨진 글자를 애써 손으로 더듬어 보았다. 그 글귀 아래에는 밑에서 본 화살표가 그려져 있었다. 이번엔 골목이 아닌 벽 너머를 가리키고 있었다.
민수는 숨을 고르며 화살표 방향으로 눈길을 돌렸다. 벽 너머에는 폐가처럼 보이는 작은 집이 있었다. 그는 잠시 망설였다.
“진우가 여기까지 이런 흔적을 남겼을 리가 없는데…”
민수는 속으로 생각했다. 하지만 그의 마음속 깊은 곳에서는 이미 답이 정해져 있었다. 진우가 이런 메시지를 남겼다면, 자신이 가야만 한다는 것을.
민수는 벽의 낮은 부분을 넘었다. 높지 않은 담벼락은 진우도 노력하면 충분히 넘을 수 있는 높이처럼 보였다. 담벼락 너머 폐가는 몇 년 동안 버려져 있었는지 알 수 없을 정도로 낡아 보였다. 창문은 굳게 닫혀있었고, 문은 반쯤 열려 삐걱거리고 있었다.
“진우야!”
민수는 다시 한번 이름을 불렀다. 그러나 여전히 돌아오는 것은 바람에 흔들리는 낡은 나뭇가지 소리와 민수 본인의 목소리 뿐이었다. 그는 조심스럽게 문 안으로 발을 디뎠다.
폐가 안은 어둡고, 먼지와 곰팡이 냄새가 코를 찔렀다. 바닥에는 낡은 신문지와 부서진 나무 조각들이 널려 있었다. 민수는 휴대폰 후레시로 천천히 안을 비추며 주변을 살폈다.
“진우야, 여기 있니?”
그는 숨을 삼키며 동생을 부르며 집 안 구석구석을 살폈다. 벽에는 진우의 것으로 보이는 크레파스 낙서가 남아 있었다.
“형, 늘 놀던 곳에서 기다릴게.”
민수는 낙서를 읽으며 가슴이 미어졌다. 진우가 언제인지는 모르지만 여기에 있었다는 것은 분명해졌다. 동생은 자신을 기다리며 메시지를 남긴 것이다.
민수는 고민에 빠졌다.
'왜 여기서 멈추지 않았을까? 그리고 지금은 어디로 간 걸까?'
진우가 늘 놀던 곳을 민수는 고민했다.
"문방구랑 공터도 이미 찾아봤는데 어디로 갔을까..."
폐가를 나온 민수는 다음 단서를 찾기 위해 골목 끝으로 걸음을 옮겼다.
“진우야… 네가 이렇게 형을 힘들게 할 거야?”
민수는 고개를 떨구며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그러나 그는 곧 다시 마음을 다잡았다. 진우가 형에게 메시지를 남기고, 단서를 제공한 이상, 민수는 멈출 수 없었다.
민수가 골목 끝에 다다랐을 때, 벽 한쪽에 또 다른 낙서가 보였다.
낙서는 간단한 그림이었다. 그것은 아치형 다리처럼 보였다. 민수는 잠시 고민하다가 그 그림을 보고 동네 외곽의 작은 다리를 떠올렸다.
“거기로 갔나…”
다리는 오래된 콘크리트로 만들어져 있었고, 아래에는 작은 하천이 흐르고 있었다. 다리 옆에는 낡은 공터가 있었다.
짧은 생각을 마친 민수는 다리가 있는 곳으로 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