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역국, 두 개의 심장을 뛰게 하다

산모미역을 통해 이뤄진 양가 어머님의 콜라보네이션

by 삶을빚는손

내 뱃속에 콩콩이가 있을 때였다.

출산을 앞두고 시댁에 갔다 집에 가려고 하는데, 어머님께서 산모미역을 사다 놓았다며 챙겨주셨다.

집에 와서 미역이 담긴 상자를 열어보니 포장된 미역이 여러 개 담겨 있었다. 이걸 언제 다 먹나 하는 생각도 잠시, 어머님의 통 큰 사랑을 느낄 수 있었다.


2019년 7월 5일, 나는 산모가 되었다. 산부인과에서부터 조리원까지 미역국이 식단에 계속 포함되어 있어 하루도 거르는 날이 없었다. 집안일은 잠시 잊고 몸조리와 모유수유에 집중해서 지낸 나날이었다. 오로라고 부르는 피가 계속해서 나왔는데 점점 줄었다. 콩콩이에게 모유와 분유를 섞어 먹였고 점점 젖양이 늘었다.


2019년 7월 21일, 집으로 돌아왔다. 이제 일상으로 복귀하는 시간이다. 미역이 담긴 박스가 산모가 된 나를 반겨주었다. 왜 많은 음식 재료 중에서 미역에는 '산모(産母)'라는 단어를 붙여서 파는 걸까. 산모가 미역국을 먹는 것이 우리나라에서 고유한 한식 문화로 되어있어 그런 것인지 궁금했다. 산모미역은 외관상으로 일반 미역보다 크고 두꺼웠다. 산모는 차가운 음식을 피하게 되므로 이 미역들은 미역국으로 끓여서 먹을 것이다. 집으로 친정엄마가 오셔서 미역국을 끓여 주셨다. 고모께서 선물해주셨다는 한우 소고기 사태 부위를 넣어서 만들어주셨다.


엄마가 끓여주신 미역국을 먹었다. 그동안 먹었던 어떤 미역국보다 맛있었다. 한 솥 끓여주셔서 여러 번 나누어서 먹었다. 미역국을 다 먹고 안 먹었을 때와 비교하니 미역국의 효능을 직접 느낄 수 있었다. 미역국을 먹으면 산모인 나도 힘이 나고, 젖이 잘 돌아서 콩콩이가 만족스럽게 먹고 컨디션이 좋은 편이었다. 미역국을 안 먹을 때는 국물을 먹으면 좀 낫지만 마른 간식만 먹으면 내가 쉽게 지치고 콩콩이가 모유가 잘 나오지 않아 보챌 때가 많았다. 집에 와서는 모유수유만 하는 완모 중이었기에 아이가 충분히 먹는 게 중요하기 때문에 미역국의 소중함을 느낄 수 있었다. 엄마 고맙습니다.


엄마와 나는 돼지띠로 띠동갑이다. 그리고 딸인 콩콩이와 나도 띠동갑이다. 다만 콩콩이와 나이 차이가 12살 더 난다. 콩콩이가 커서 엄마가 되었을 때 미역국을 끓여주려면 건강 관리를 잘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글을 다 쓰고 미역국을 먹으러 갈 생각이다. 어머님 미역을 고민 안 하고 많이 먹어도 될 만큼 많이 주셔서 감사합니다. 몸조리 잘해서 건강하게 원래 상태로 회복하여 양가 어머님의 은혜에 보답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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