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나와 어울리게 살고 있는가
매혹적인 입술을 가지고 싶다면 친절한 말을 하라.
- 오드리 헵번
전설적인 할리우드 배우 오드리 헵번이 죽기 전 자식들에게 들려준 시의 한 부분이다.(샘 레벤슨 작)
좋은 것을 가지려면 스스로가 그와 어울리는 모습이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같은 것을 가져도 마음을 곱게 먹은 사람이 가진 모습과 그렇지 않은 사람이 가진 모습이란 차이가 클 수 있고, 좋은 것이라 하더라도 어울리지 않는 것을 걸치고 있으면 사람들 사이에서 좋은 대접을 받기 어려울 수 있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여전히 정의롭지 못한 과정을 통해 부나 명예를 쥐게 된 사람을 증오하고, 버는 게 뻔한 사람이 값비싼 명품을 둘러메고 있으면 세상 물정 모르는 철부지로 치부 받기 쉽다. 그런 시선이란 실제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는 사실과는 별개다.
좋은 것을 걸쳤을 때 어울리는 사람이 되려면 그것을 가질 최소한의 자격 또는 명분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평소 별문제 없이 무난한 활동을 해온 사람도 그렇지 못해서 구설에 올라 자신의 이름이나 명성에 스크래치를 입히는 사례도 생기는가 하면, 유명인 중에도 그와 같은 문제가 생기면 그 이상의 출세 기회가 아예 끝난 사람도 적지 않다.
좋은 것이 있고 그것이 탐나면 가질 방법을 고민하는 것과 동시에, 그것을 가졌을 때 사람들의 평을 흐리지 않는지도 생각해야 한다.
누구나 인생을 잘 살아야 하는데, 돈이 꼭 전부는 아니다. 중요한 요소일지언정 절대적인 요소는 아니라는 거다. 어디를 가도 벗으로서 반김을 받는 삶, 시간이 흘러도 부부의 관계가 애정이 넘치는 삶, 정의로운 행동을 하는 삶, 은혜를 베풀고 갚는 삶 등도 잘 사는 인생일 수 있다.
잘 산다는 것이 반드시 돈을 많이 버는 것으로만 생각한다면 다소 1차원적일 수 있다. 그렇지만 이것은 개인의 의견이고, 그런 생각으로 사는 사람도 하나의 인생이니 존중하자면, 돈이 있어도 대접받지 못하고 뒤에서 욕을 듣고 사는 사람의 경우를 어떻게 보아야 하는가. 그 사람은 잘 살기 위해 돈을 가진 것이 맞는가. 잘살고 있기는 한 것인가. 돈을 가지고도 세간의 평으로 스트레스를 받고 산다면 그 사람은 능력이 있는 사람이라고 봐야 하는가. 능력이 있는 사람이라고 하면 돈을 가질 능력이 있는 사람인 것인가, 아니면 욕을 듣고 사는 능력이 있는 사람이라고 봐야 할 것인가.
금욕의 삶이 좋다는 말이 아니다. 그렇지만 돈으로 나를 망칠 수 있는 일이나 생각은 깔끔하게 미련을 두지 않아야 좋은 삶을 살 수 있다. 이를테면 훌륭한 공무원들이 청렴한 것은 그들이 바보라서가 아니다. 좋은 삶을 살기 위한 선택에 가깝다. 실제로 그런 삶을 퇴임까지 지켜온 사람들은 주변에서도 평판이 좋다. 물론 당연하게도 그와 반대로 가계가 곤란해질 정도로 퍼주는 삶이 아니어야 재앙 같은 인생을 피할 수 있다는 것도 알아야 하겠지만 말이다. 이 경우도 좋은 사람이기보다는 우스운 취급을 받기 딱 좋으니 역시 주의할 필요가 있다.
결국 ‘잘 산다’라는 건, 좋은 것을 자신이 가졌을 때 잘 어울리는 삶이며, 자신과 조화를 이루는 것들을 가진 삶이 아닐까라는 생각을 해본다.
추신: 오늘처럼 주변에 이런 이야기를 주고받을 만한 사람들이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는 것은 참 감사할만한 일이라 하겠다. :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