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침내, 나의 결핍과 작별하는 날

큰딸의 의대 전문의 시험날에 복기하는 어느 착한 딸의 고백

by 해림


오늘은 아주 특별한 날이다. 큰딸이 기나긴 의사 수련의 길을 마무리하는 전문의 시험을 치는 날이다. 한파가 매서웠던 어젯밤, 딸은 마지막 관문을 위해 상경했다.


사위도 다음 달이면 36개월의 공중보건의 복무를 마친다. 우리 가족에게 마침내 눈부신 해방의 계절이 찾아오고 있다.


어제저녁, 밤차로 상경하는 딸을 배웅하러 남편과 함께 기차역으로 향했다. 살을 에듯 추운 날씨였지만, 대망의 마침표를 찍으러 가는 딸의 길에 내 온기를 보태고 싶었다.


학창 시절 학원이며 학교로 딸을 실어 나르던 수많은 날의 마지막 페이지를 내 손으로 직접 넘기게 되어 감개무량했다.


역시나 시크한 큰딸은 차에서 내리자마자 긴 머리칼을 휘날리며 뒤도 돌아보지 않고 역 안으로 사라졌다. 입구까지 배웅하려고 따라나섰던 남편은 쑥스러운 표정으로 돌아와 헛웃음을 지었다. "역시 쿨하네, 우리 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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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에서 서른 아홉번째 봄을 기다리는 중입니다. 고등학교에서 영어를 가르쳤고, 지금은 교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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