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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 HAN Jul 25. 2021

충고를 주제로 한 시들

다 너 좋으라고 하는 말이지...뭐? 잘 안돼도 좋다고?

안녕하십니까, 제이한입니다. 이번주에도 변함없이 찾아온 이주의 베스트 시간이에요.

이번 주제는 충고였습니다. 충고는 남의 허물이나 잘못을 짚어주거나 타이르는 것을 뜻하는 단어입니다. 비슷한 말로는 조언이 있지요. 조언은 상대방에게 도움을 주는 데에 초점이 맞춰져 있지만, 충고는 상대방이 잘못을 돌아보게 만드는 데에 있습니다. 듣는 입장에서 충고가 더 쓴 소리로 느껴지는 이유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충고는 일단 선의에서 비롯되는 행위입니다. 남이 잘되는 걸 보기 위해 자기가 나쁜 역할을 자처하는 일이기도 하고요. 하지만 충고를 듣는 사람의 마음은 어떨까요. 상대방이 안좋은 마음으로 하는 소리는 아닐테니 처음엔 웃으면서 듣습니다. 그러다 어느 순간 억울함이 올라오죠.

내가 이 사람한테 이런 말을 들어야 하는 이유가 뭘까. 왜 다 안다는 듯이 나에 대해 말하는 걸까. 이건 그냥 참견 아냐?

듣는 사람이 그렇게 느끼는 순간, 충고는 충고로써의 역할을 잃습니다. 충고하는 사람의 의도는 결코 아니었지만, 세상 만사가 다 그렇듯 충고 역시도 늘 생각대로 풀리진 않으니까요. 애초에 충고를 듣는 사람도 듣고 싶어서 일을 그르친 건 아닐테고요.

말의 전달성에 대한 오묘함이 가장 잘 드러나는 단어, 이번 주제 '충고'였습니다.


1. 데로시님의 '충고'

https://m.fmkorea.com/3759138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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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러진 나뭇가지로 찔러봐야

흔들리지 않는다

부서진 석상을 찔러봐도

돌아오지 못한다



너를 부숴버리겠다 다짐해도

끝내 흔들리는 내게

또다시 너는 아려온다



고작 당신 마음 후련하고자

내뱉은 말 아니었는가

고작 어린 마음 상처주고자

잊히지 않길 원한 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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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평: 충고와 일침은 언뜻 보기에 비슷한 면이 많습니다. 둘 다 그 사람의 허물을 지적하고 뉘우치길 바라는 뜻에서 하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둘은 겉만 비슷할 뿐 알맹이는 전혀 다릅니다. 일침을 날리는 사람은 어디까지나 '잘못을 지적하는 자신'에게 취하는 것이 주 목적입니다.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더 강한 수위의 비난과 단어를 골라서 상대를 헐뜯죠.

들었을 때 기분 나쁜 충고는 그중에서 적지 않은 수가 일침입니다. 그만큼 충고와 일침을 헷갈리는 사람이 많다는 뜻입니다. 진짜로 듣는 사람을 위한 충고라면, 자기 사정은 계산에 넣지 말아야 합니다.

잘 읽었습니다.


2. 오바메얌님의 '충고'

https://m.fmkorea.com/3748926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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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에게 말했었던 고충


나에게 돌아왔던 충고


너에게 바랬던건 공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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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평: 문제가 생겼을 때, 가장 좋은 해결책은 그 방법을 제시해주는 것입니다. 이는 대부분의 상황에서 통용되는 상식이지만, 사람과 사람간의 대화에선 재고해볼 여지가 있습니다.

실패로 얻은 손해는 혼자서도 메우는 게 가능합니다. 그러나 실패로 얻은 아픔은 누군가가 위로해주어야만 없어집니다. 내가 겪은 실패를 들어주고, 아픔을 보듬어주고, 따스한 손길로 위로해주는 사람. 백 마디의 충고보다 이 한 번의 수고가 때로는 더 유용합니다.

잘 읽었습니다.

3. 량이해님의 '충고'

https://m.fmkorea.com/3761523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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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고를 가장한 깎아내림


세상 모든 걸 다 안다는 듯 오만한 태도


얼마나 못난 인간인가

그러나 아무런 말도 하지 못하겠다


나는 그보다 더 못난 인간이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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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평: 내가 저 실컷 뻐기며 잘난 척하는 사람보다 못난 사람이라면. 그 사람이 하는 충고가 듣기 싫은데도 차마 반박할 수가 없다면. 불합리한 진실이 내 삶의 대부분이라면.

내가 한 일이 남의 눈엔 우월감을 채워주는 요깃거리로 보인다면. 지금 이렇게 주저앉은 모습조차 내가 그리도 듣기 싫어하는 충고의 구실이 된다면. 저 사람의 오만함에 근거가 있다는 것이 부럽다면. 이 부러움을 인정할 수가 없어 계속 마음을 썩힌다면.

많은 생각이 드는 글이었네요.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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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 베스트는 어떠셨나요? 재밌게 읽어주셨다면 감사합니다. 제 개인적으론 사람의 말이 타인에게 끼치는 영향이 어느정도인지 생각해보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다음 주에도 좋은 글과 함께 찾아뵙겠습니다. 모두 좋은 하루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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