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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 HAN Dec 26. 2021

이 주의 시들-휴식

하소연은 쉴 때 하는 거라고 그랬다.


안녕하세요. 제이한입니다. 휴식을 주제로 한 이주의 베스트 시간이네요.


휴식은 바쁜 일과 노동으로 지친 심신을 잠시 쉬게하는 행동입니다. 얼마동안 쉬는지, 무얼 하면서 쉬는지는 사람마다 제각각이지만, 모두 다시 일을 하기 위한 에너지를 재충전한다는 목적이 있죠.


하지만 휴식도 무작정 쉰다고 다 휴식이 되는 건 아닙니다. 몸과 마음 둘 다 안식을 얻어야 하니까요. 일이 너무 힘들다고 해서 무턱대고 쉬면 '이래도 되나' 싶어서 마음이 편치 않고, 쉬고 싶은 마음은 충분한데 시간적인 여유가 그걸 허락해주지 않는다면 몸이 쉬질 못합니다.


따라서 휴식은 달콤한 동시에 고민을 가져다 줍니다. 힘든 일을 계속 외면하고 쉴 수는 없기에. 결국 휴식시간이 끝나면 다시 일터로 돌아가야 하기에. 몸이 힘든 일이든 정신이 힘든 일이든간에 말입니다. 그래서 중간중간에 잠시 갖는 휴식이 더 소중하게 느껴지는 거겠죠.


이번 주의 베스트는 휴식 자체의 달콤함과 여유를 인상깊게 표현한 글들을 선정했습니다.


그럼 함께 보러가시죠.



1. 시체님의 '쉼표, 마침표'


https://m.fmkorea.com/4170174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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쉼 없이 달려온 시간들의 나열


마침내 찾아온 무기력과 파열



아주 잠시와 영원히


그 사이의 적당한 말꼬리를 찾기 위해


적잖이 애썼다



반점이 결국 온점이 되는 순간에


나의 반절만이라도 온전할 수 있을까



시덥잖은 생각들은 점 하나로 가두고


비로소 휴식이라는 명목아래 몸을 뉘여본다


안식처에서, 혹은 피난처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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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평: 잠시 쉬면 쉼표, 영원히 쉬면 마침표인 법이죠. 생각의 여유 없이 바쁘게 사는 사람에겐 휴식시간마저도 더없이 귀중한 생각의 장입니다. 조금이라도 더 쉬고 싶다는 유혹을 뿌리치면서요.


많은 고민과 청사진이 오갔지만, 문장으로 떠오르는 생각은 고작 두 줄에 불과했습니다. 그 끝에서 나는 온전한 상태로 만족한 채 동그란 점을 찍을 수 있을까.


그렇게 생각을 갈무리하며 달콤한 시간에 잠기는 화자. 바쁜 사람이 갖는 휴식의 전형적인 모습입니다.


잘 읽었습니다.




2. 목화꽃님의 '휴식'


https://m.fmkorea.com/4166157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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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처없이 떠돌던 우리의 호흡.



마주하는순간 알수있었다.



말을 해야 알수있는게 아니였다.



떨리는눈빛 , 표정 ,



내모습을 담은  눈동자 ,



뜨겁던 입김이 얼어붙어 하얗게 하늘로 오르며 ,



추울까 품안으로 숨기며  


따뜻한 체온을 나누는 네 손.



나즈막히 거창하지않지만 내미는 말한마디.



가로등 아래 비춰지는 두그림자.



그걸로 모든걸 설명할수 있는 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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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평: 사랑과 휴식은 희소성이 좀 있어야 더 각별해지는 걸까요. 전 평소에 그리 생각하지 않는 사람인데, 이 시를 읽으니 문득 궁금해지네요. 하긴 주말부부가 다른 부부들보다 금슬이 더 좋다는 말도 있으니.


휴식과 사랑, 여유와 서정시. 신선한 듯 신선하지 않은 조합이 만나 애정을 갈구하네요. 사랑의 기승전결 중에서 한창 '승'을 보내고 있는 두 사람. 달콤함은 중첩이 되는 개념이었습니다.


잘 읽었습니다.




3. 색채님의 '휴식'


https://m.fmkorea.com/4160723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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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식



멀어졌다가도


어느새 가까워져


서로를 바라는 이 마음


쉬이 가시기 어려워


깨지 않을 밤


조그만 휴식을 청한다



알람 소리는 분란의 뇌관


하루가 멀다 하고 싸우는구나


그러나 또 다시 화해하고


다시금 서로 닿길 바라겠지


눈꺼풀이란 그러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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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평: 이 시의 화자는 휴식의 중요성과 빈도를 정확히 알고 조절하는 사람 같네요. 개인적으로 참 어려운 일이라 생각하는데...좀 부럽습니다. 항상 뒹굴뒹굴거리고 싶은 게 사람 마음 아니겠습니까.


잠은 가장 쉽게 접하는 방식의 휴식이죠. 새벽에 깨거나 설치는 일 없이 푹 자고 일어나면 개운한 몸과 말끔한 정신이 우릴 맞이해주니, 이보다 더 좋은 휴식이 또 있을까 싶기도 합니다.


수면에 대한 담백한 예찬이 인상 깊은 글이었네요.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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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제는 휴식이었지만 이 주의 주제는 휴식 없이 이번 주에도 이어졌습니다. 베스트로 뽑힌 작품들은 다들 어떠셨나요. 휴식이 얼마나 귀중하고 따스한 개념인지 되새겨보는 시간이 되었기를 바랍니다.


다음 주에도 좋은 작품들과 함께 찾아뵙겠습니다.

모두 행복한 하루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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