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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 HAN May 02. 2021

청사진을 주제로 한 시들

내 청사진의 풍경은...


안녕하십니까, 제이한입니다. 청사진을 주제로 한 이주의 베스트 시간 시작하겠습니다.

미래에 대한 희망적인 관망과 계획. 청사진은 이런 의미로 쓰이는 단어입니다. 내가 되고 싶은 모습과 꿈을 한폭의 사진에 담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최초로 청사진이라는 표현을 쓴 사람은 이런 마음이지 않았을까요.

청사진에는 한계나 제약이 없습니다. 시간이 얼마나 지난 뒤인지, 어떤 일을 해서 이룬 성과인지. 청사진으론 그런 것들을 알지 못합니다. 그 광경에 대한 당사자 자신의 의지만 있다면 누구나 그릴 수 있는 것이 청사진이니까요. 그래서 청사진은 현실의 벽에 막혀 힘들어하는 사람과 막연한 희망만 부여잡고 있는 사람에게 따스한 용기를 불어넣어줍니다.

이번 주제는 자기가 품고 있는 미래를 분명하게 보여준 글이나 청사진의 의미를 상기시킬 수 있었던 글을 베스트로 뽑았습니다.

그럼 이번주 베스트에 오른 작품들을 소개하겠습니다.


1. 아떽띠해님의 'ㅊㅓㅇㅅㅏㅈㅣㄴ'

https://m.fmkorea.com/3535590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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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 음 본 순간 깨달았다.


어 쩌면 나는 너를 만나기 위해


어 둠을 뚫고 이곳에 왔다는 사실을.


사 랑이란 말이 내 마음을 담기에


아 쉽고 모자라지만


지 극히 가득한 감정을 실어


이 렇게 우리를 꿈꾸며


니 가 함께할 미래를 그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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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평: 현재의 사랑과 언제까지고 함께하고픈 마음은 누구나 똑같을 겁니다. 그런 미래의 모습을 청사진에 비유하여 n행시의 형식으로 나타낸 글입니다.

행시글은 자칫하면 끼워맞추기 식이나 엉성한 형태로 변질될 수가 있는데 이 글은 전혀 그런 기색이 보이지 않네요.

잘 읽었습니다.



2. P.dybala님의 '청사진'

https://m.fmkorea.com/35482885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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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 아직 이루어지지 않은 푸르름이라

나의 청춘 역시 아직 피지 않은 시기라


네가 품은 생각을 펼쳐보일 때

나 역시 내 품은 마음을 내어보이리


청사진 속 그림과

청운의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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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평: 청사진은 아직 그려지지 않은 순백색의 도화지와 같습니다. 이 시의 화자가 미래를 떠올리지 못하는 것이 아니라, 청춘의 결과물로써 어떤 그림이 그려질지 예측할 수 없는 단계라는 뜻입니다.

청사진의 존재를 떠올리고 그려보면 쉬이 미래의 모습이 생각나겠죠. 그러나 아직 화자와 상대의 삶에는 그런 감상에 젖을 시간이 없습니다. 지금처럼 열심히 달려나가다 어느덧 미래에 관한 확고한 비전이 자연스럽게 떠오를 때가 오면, 청색 사진과 푸르른 꿈이 그들의 청춘에 대답을 해줄 것입니다.

잘 읽었습니다.




3. 후시구로메구미님의 '청사진'

https://m.fmkorea.com/35374703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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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보는 단어다. 청사진.

미래에 대한 희망적이고 구체적인 계획,구상.

나에겐 없다.

그냥 오늘 하루

그리고 내일.

여전히 인생을 까먹기 바쁘다.

희망을 생각하지 않게 된 지 십여 년이 지난 듯하고

계획대로 사는 초,중학교 시절을 지나  

계획없이 살아있다.아니 죽어가고 있다.

살아가는 건 곧 죽어가는 것.

그저 날 좋은 하루에 하늘을 보며 산책하는 게

인생에서 가장 큰 하지만 너무 초라한 낙이 되었다.

흥미를 잃은 지 일 년이 지난 지금

무엇을 위해 사는지 무엇을 해야할지 그저 겉도는 생각만  

들어왔다 나갈 뿐.  

나의 머리는 정리되지 않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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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평: 청사진은 그리 거창한 것이 아닙니다. 내가 몇년 안에 어느어느 일을 해서 돈을 100억 정도 벌겠다. 방송을 시작해서 이 나라 최고의 셀럽이 되어보겠다. 변호사 시험에 합격해서 부모님의 자랑스러운 자식이 되겠다. 사람들이 품는 청사진은 다 다르겠지만 대부분이 '청사진은 방대하고 위대한 업적을 담고 있어야 한다'는 착각을 하곤 합니다.

청사진? 미래? 당연히 잘되면 좋죠. 꿈을 기왕 꿀거면 크게 꾸라는 말도 있으니 말입니다. 하지만 그런 청사진이 그려지지 않는게 이상한 일은 절대 아닙니다. 단지 남보다 청사진을 떠올릴 수 있는 범위가 적을 뿐이죠. 날씨가 좋은 하늘을 보며 산책하는 것. 이게 지금 화자의 청사진입니다. 그 일을 하면서 희망을 느끼고 삶의 낙을 얻을 수 있다면요.

희망이란 단어는 피상적이고 애매모호한 개념입니다. 그 때문에 단어가 주는 무게감에 짓눌릴 수 있습니다. 행복의 기준치를 높여 현재 자신의 삶이 불행한 것처럼 느껴지고, 희망적인 미래는 다른 세상에서나 맛볼 수 있는 뜬구름처럼 와닿게 되는거죠.

화자는 지금 삶의 목표를 잃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런 사람에겐 당장 세우는 게 가능한 목표가 필요하죠. 가령 예를 들자면 '내일 할 산책을 위해 오늘을 보람차게 살아라' 같은.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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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주는 다른 때보다 가슴에 울림을 주는 글이 많았네요. 여러분이 그리는 미래와 현재의 고뇌, 또 희망을 엿볼 수 있어 좋았습니다.

다음주에는 고집에 대한 글을 들고 찾아뵙겠습니다.
모두 좋은 하루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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