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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하는 사람과 죽음을 이야기 합니다

사랑하는 사람과 저녁식탁에서 죽음을 이야기 합시다

프롤로그          

우리는 내일을 알 수 없다. 아니 한 시간 뒤의 일도 예측 할 수 없다. 그럼에도 누구에게나 확실하고 공평한 미래가 하나 있다. 사람은 언젠가 죽음을 맞이한다는 것이다. 

그렇지만 가족이나 친구끼리 편하게 죽음을 이야기하지는 않는다. 부모님께 어떻게 돌아가시기 원하는지 물어볼 수 없다. 장례를 어떻게 치르면 좋을지 사후에 원하시는 게 없는지 물어 보기도 힘들다. 그러다가 어느 날 갑자기 병에 걸리거나 뜻하지 않은 죽음이 찾아오면 당황하고 분노하고 아등바등하다가 인생이 끝나게 된다.     

며칠 전 예능프로그램에서 40대 딸이 88세이신 아빠와 하루 데이트하는 내용이 나왔다. 너무 부러웠다. 아빠를 요즘 유행하는 바버샵에 모시고 가서 염색과 이발을 해드리는 내용이었다. 아빠가 ‘내가 가고 나면~’ 이라고 말을 꺼내자 딸이 원망스러운 말투로 그런 말 하지 말라고 야단을 쳤다. 아빠도 그런 우울한 생각은 하지 말았으면 좋겠다는 인터뷰도 덧붙여 있었다. 사람들은 죽음에 대해 이야기를 꺼내는 것조차 우울하거나 힘들어한다. 무조건 피하려고만 하는거다. 그러다가 돌아가시고 나면 후회가 남는다. 어떻게 장례를 하시기를 원하셨을까. 나에게 남기고 싶은 말은 없었을까. 죽음을 얘기한다고 빨리 죽으려는 것도 아닌데 말이다. 우리는 편하게 죽음을 이야기할 수 있어야 한다. 부모님이 돌아가시면 어떻게 마무리해야 할지, 내가 죽으면 어떻게 해주는 것이 좋은지도 생각해 보고 가족들과 공유해야 한다.      

우리는 누구나 마지막까지 인간다운 존엄성을 지키며 아름답게 마무리할 수 있기를 바란다. 당하는 죽음에서 맞이하는 죽음으로 바꾸기 위해서, 죽음 이야기를 식탁 위로 올려보려 한다. 사랑하는 사람과 저녁 식탁에서 죽음을 이야기할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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