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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지연 Jan 08. 2020

숲이 없이는 아무것도 아니다


촉촉하고 까슬까슬한 흙이 없이는

그 틈새로 재잘대며 흐르는 물이 없이는

가장 낮은 자리의 포근한 작은 이끼가 없이는

이름 모를 수많은 강인한 잡초가 없이는

셀 수 없이 다양하고 쉴 새 없는 곤충이 없이는

한가로이 노니는 털북숭이 동물이 없이는

한결같이 곧고 부드러운 아름드리나무가 없이는

나무 곁을 속삭이며 스치는 바람이 없이는.

우린 모두가 숲이고

숲이 없인 아무것도 아니다.

그 숲이 없이는

그대도 나도 

아무것도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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