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은 나를 욕하지
못 볼 걸 본 듯.
꽃은 나를 피하지
제 몸에 내가 엉길 듯.
대지를 태우는 저 둥근 눈부심을 피해
시궁창 같은 검은 구덩이 속으로 숨어버렸다고
그게 나라고 하지.
그래서 더럽다고 하지.
그러나 꽃이여
너는 아는가.
네 볼 때 곰팡내 나는 여기
시커먼 어둠 속에서
촉촉한 흙과 달큰한 이슬
보드라운 바람과 둘러 손잡은 내가
네 잘난 척 내리깔며 설 자리를
만들었다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