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밤

by 한지연

어느 곳 하나 마음 둘 것 없어 둥둥 떠다니고

아무것도 아닌 것 같아 검은 하늘 달빛 보기 초라해지는 밤.

길가 벽돌 틈에 뿌리내린 풀 한 포기

오래된 돌 틈에 내려앉은 이끼

도롯가에 휘청이며 서 있는 꽃 한 송이

낡은 전신주에 앉아 꾸벅 조는 비둘기

내려앉을 듯한 지붕 위에서 태평하게 늘어진 고양이

창가 작은 화분에 심어진 선인장을 바라본다.


아무것도 아닌 것 같은 비대한 마음은

무언가로부터 봐주길 바라는 욕심

특별하다는 어리석은 착각

봐도, 보지 않아도

알아도, 알지 않아도

그냥 그 자리에 서 무심히 이어지는 삶

그 무심함엔 외로움, 초라함, 자아도취 같은 같잖은 마음 따윈

빌붙을 자리 따윈 없을 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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