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망을 만나면
괜찮아, 극복하면 돼, 희망을 가지면 돼, 일어나면 돼.
어떤 상황에서든, 어떻게든 작은 좋은 것(?) 하나 억지로 끄집어내
다행, 희망, 기쁨, 위로하는 건 모두 거짓말.
달콤한 행복만 느끼려 하는,
그래야만 한다고 훈련된, 세뇌된
마음과 생각의 강박적인 자동 거짓말.
왜 어둠이나 우울, 절망, 죽음이나 분노라 붙여진 것들에
그냥 머물면 안 되는가.
긍정하려는 시도는
깨달음, 이젠 만날 것 같은 행복, 기쁨, 평화로 갈 수 있을 것 같은
헛노력, 거짓된 길.
내가 나의 그림자를 만날 수 없는 삶.
그냥 이 늪으로 점점 깊이 들어가겠어.
차라리 파묻혀 있겠어.
허우적 대지 않고
깊이 빠져 죽겠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