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나 고마운지.
졸려도 잠들 수 없는 밤이
너무 길고 억울하게 느껴질 때
나처럼 깨어 있는 정수기의 불빛이.
얼마나 고마운지.
찢어진 가슴을 움켜 쥔 홀로 눈뜬 밤이
눈물 나고 괴로울 때
나처럼 밤새 깨어 있는 청정기의 입김이.
얼마나 고마운지.
긴긴 어둠이 계속되어도 눈 밝은 깊은 밤
내 손가락질 하나에 딸깍.
금세 아침을 만들어 주는 형광등이.
얼마나 위로가 되는지.
곁에 체온을 가진 사람조차도 나눠 줄 수 없는
그 작은 것들의 따뜻한 심장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