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 김사인
개구리 한 마리가 가부좌하고
튀어나오도록 눈을 부라리며 상체를 내 쪽으로 쑥 내밀고
울대를 꿀럭거린다.
뭐라고 성을 내며 따지는 게 틀림없는데
둔해 알아먹지 못하고
멋쩍은 나는 뒷목만 긁는다
눈만 꿈벅거린다.
늙은 두꺼비처럼.
- 시집 『어린 당나귀 곁에서』(창비, 2015)
<단상>
김사인 시인의 성품이 그대로 전해지는 시다. 그 짧은 순간 마주한 개구리에게
“네 맘을 몰라주는 것 같아 미안해...”
뒷목만 긁는 시인의 모습이 선하게 그려진다.
우리 집엔 포메라니안 한 마리가 있다. 하지만 이 아이는 자기 종에 대한 자각이 없는 듯하다. 작고 복슬복슬한 몸으로 짖지도 않고, 고약하게 성깔을 부리지도 않는다. 밥그릇 앞에 설 때면 그제야 반가움에 목소리를 낸다.
“아, 좋아요, 좋아!”
꼬리를 살랑이며 몸을 빙글빙글 돌고, 귀는 아예 뒤로 넘어가 있다.
그런데 아주 가끔, 어쩌다 한 번씩 표정을 구기고 콧소리를 섞어 시위를 한다.
“나는 지금, 진짜로, 배가 고프다고요~”
그 모습 하나로도 하루가 다정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