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지랄맞음이 쌓여 축제가 되겠지

조승리 에세이 : 10일차 (p223~ 끝)

by 지영

나의 새로운 장래희망은 한 떨기의 꽃이다. 비극을 양분으로 가장 단단한 뿌리를 뻗고, 비바람에도 결코 휘어지지 않는 단단한 줄기를 하늘로 향해야지. 그리고 세상 가장 아름다운 향기를 품은 꽃송이가 되어 기뻐하는 이의 품에, 슬퍼하는 이의 가슴에 안겨 함께 흔들려야지 그 혹은 그녀가 내 향기를 맡고 잠시라도 위로를 받을 수 있다면 내 비극의 끝은 사건의 지평선으로 남을 것이다.(p.237)




<단상>


작은 바람에도 금세 휘이 젖히거나 쓰러져 버릴 듯하다. 그 나약한 모습에 씁쓸해지지만, 누군가가 다시 세워주었던 기억이 있다. 요즘처럼 부정한 조직과 세상을 보며 내 신념이 흔들리려 할 때, ‘결코 휘어지지 않는 단단한 줄기를 하늘로 세우려는 그녀’가 다시 나를 일으켜 세운다.


조승리 작가. 그녀의 딱하고 어수선했던 삶에도 또 다른 따뜻함이 있었을 것이다. 내가 그녀의 삶을 깊이 알지는 못하지만, 그 따뜻함 덕분에 그녀는 꽤 괜찮은 사람이 되었을 것이다. 그녀 곁에 머물렀던 그 따뜻함은 그 자체로 감사한 일이다.


버거운 순간에도 내가 다시 몸을 곧추세울 수 있는 것은 ‘어느 한 사람’ 덕분이다. 그가 누구인지는 알 수 없다. 그러나 나를 통해, 혹은 내가 하는 무언가를 통해서라도, ‘그 누구든’ ‘어느 한 사람’이라도 다시 일어설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이 나를 움직인다.


‘세상 가장 아름다운 향기’를 품겠다고 자신하는 그녀의 당당함. 그것이야말로 진정한 아름다움이다. 참 멋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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