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는 당근, 홍콩에서는 캐로셀 하세요~
C2C 전자상거래 모바일 앱은 현재 아시아에서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으며, 홍콩에서 당근마켓처럼 활용되는 앱을 꼽으라고 한다면, 캐로셀(Carousell carousell_hk's items for sale on Carousell 이하 캐로셀)을 들 수 있다
캐로셀은 2012년 싱가포르에서 설립돼 모바일 중고거래 앱으로 널리 활용되다가, 2016년 홍콩 시장에 진출했다. 캐로셀이 진출하기 전까지만 해도, 홍콩에서의 중고 거래는 각종 무가지와 교민신문, 잡지 등을 통해서 이루어졌고, 이후에는 인터넷을 통한 거래가 이루어지다가, 이후 휴대전화가 보편화되면서, 캐로셀을 통해 30초 안에 중고물품 사진, 정보, 가격 등을 무료로 올릴 수 있고, 또 필요한 물건을 구매할 수 있게 된 것이다. 현재는 싱가포르와 홍콩 이외에 오스트레일리아, 캐나다,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뉴질랜드, 필리핀, 타이완 등 7개 다른 도시에서도 운영되고 있다.
당근마켓도 글로벌 버전 앱 'KARROT(캐롯)'으로 유럽과 북미에서 현재 총 3개국, 41개 지역으로 시장을 확대했고 올해에는 일본으로 시장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한다.
1. 캐로셀과 당근마켓과의 공통점
1) 설레지 않으면 팔아라 : ESG 경영을 실천하며, 환경 보호를 위해 사용하지 않는 의류나 장난감 등을 무상으로 내놓거나, 저렴한 비용으로 나눔 하는 경우가 많다. 어차피 불필요한 물건을 쌓아 놓는 공간 역시 비용(돈)이다. 요즘 이상 기온이다, 지구 온난화다 이슈가 되고 있는데 일상생활에서 우리가 쓰레기를 덜 내놓는 작은 실천으로부터 시작돼야 한다는 것을 이 두 기업은 알고 있고, 몸소 실천하고 있다.
'회자정리 거자필반(會者定離 去者必返)', 모든 물건에도 인연이 있다.
2) 거래 방식 : 약속 장소를 정해서 만나거나, 우편으로 받을 수 있다. 이 글을 작성하기 위해 직접 거래를 해 보기로 했다. 회원 가입을 하고 희망 물건을 주문하겠다고 하자, 바로 앱 안의 DM(개인 편지함)으로 판매자에게서 연락이 와서 만나는 일시와 장소를 정했다. (사진 참조) 귀찮은 경우엔 우편이나 택배 이용도 가능하다. 우편의 경우 HK $5(한화 750원)을 내면 집으로 보내 주기도 하는데, 집 주소가 노출되므로, 보통은 직거래한다. 평점이 좋은 거래처를 선정해서인지, 당일 2시간 만에 거래가 완료됐고, 필리핀 헬퍼와 언어가 통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
3) 지급 방식 : 현물과 맞교환 방식을 선택해서 소위 '먹튀' 논란을 피할 수 있었다. 다른 중고 물품의 경우에도, 대부분 소액이라 큰 사고는 발생하지 않는다. 다만 고액 명품의 경우에는 deposit(보증금)을 요구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일종의 기회비용을 받아놓는 것이라고 개념으로 이해하면 된다.
4) 가격적 메리트 : 판매 가격이 HK $208(한화 약 31,000원) 인데, 구매한 가격은 HK $60(한화 약 9,000원)으로 약 70% 할인된 가격에 구입할 수 있었다. 중고물품의 경우는 훨씬 저렴한 가격대로 거래된다.
5) 앱의 수익 구조 : 앱 자체가 공짜인 관계로 광고 수익으로 운영한다. 다만 광고 종류는 사용자의 나이에 맞춰서 나오게 설정되어 있다. 예를 들어 만 18세 미만인 사용자들에게는 부동산 광고가 나오지 않도록 설정을 한다.
2. 캐로셀과 당근마켓과의 차이점
1) 명품 판매 : 당근마켓처럼 직거래도 올라오고는 있지만, 이는 위조품(소위 짝퉁)의 우려로 인해 별로 선호되고 있지 않다. 캐로셀에서는 홍콩의 대표적 (중고) 명품 샵 밀란 스테이션 (主頁 - 米蘭站網店 (milanstation.shop) 이하 밀란) 과의 협업을 통해 플랫폼의 신뢰를 높여 매출을 올리고 있다. 홍콩을 명품의 천국이라고 하는데, 실제로 사용하지 않는 옷장 속 명품들이 많이 있어서 판매를 하려고 해도, 소위 말하는 '에루샤(에르메스, 루이비통, 샤넬의 통칭)'가 아니면 큰 관심을 받지 못하고, 설령 판다고 해도 얼마 받을 수가 없어서, 그냥 기부를 하는 경우가 많다. 이럴 경우, 이런 앱을 통하면 중간에서 밀란이 감정을 해주기에, 집에 묵혀 두는 것보다는 현금화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명품 가방이 자리를 잡고 나면, 명품 시계와 자동차까지 영역을 확대할 예정이라고 한다.
2) 언어 문제 : 한국의 경우 '한글'이라는 한가지 언어만 사용하지만, 홍콩의 경우에는 광둥어(번체) 표준어(간체)와 영어, 모두를 사용하기 때문에 앱을 개발할 때나, 직원을 고용할 때 제반 경비가 많이 발생한다.
3) 지역 문제 : 당근 마켓은 지역별로 나뉘어 있지만 캐로셀은 홍콩섬과 구룡(카오룽)지역 전체를 아우르고 있다.
3. 홍콩 내 기타 중고 물품 거래
1) 웹사이트 : Hong Kong Expats | Resources for HK Expats | AsiaXPAT
Expats(Expatriate) 흔히 주재원이라고 불리는, 국외에 거주하고 있지만 자기 나라 국적을 유지하고 있는 외국인들이 많이 사용하고 있는 앱으로, 홍콩으로 발령이 나서 입국하거나 출국할 때 이 앱을 통해서 중고가구나 집 등을 사들이거나 처분한다. 가사 도우미, 자동차 등 홍콩 체류 외국인들에게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2) 한인 커뮤니티 : 주로 공짜로 나눠 주거나, 받더라도 소액을 받는 편이다.
인심 좋은 한국인들. 김치 냉장고를 무료로 주는데, 피아노를 반드시 함께 가져가는 조건이라고 한다. 참고로 홍콩은 이사 비용이나 폐기 비용, 인건비 등이 많이 비싼 편이다.
예를 들어 장식장, 소파, 대형 가전제품을 버린다고 할 때, 동사무소에 신고하고 쓰레기 비용을 지불한 스티커를 붙여서 집 앞에 폐기물 처리를 하는 게 아니라, 직접 트럭을 불러서 폐기해야 한다. 견적은 버리는 양에 따라 다르지만 6인용 소파를 버린다고 가정할 때, 1t 트럭을 한 대 부르고 인부가 따라올 경우, 폐기 비용은 HK $3,500(한화 약 53만 원) 정도이다. (이때 집에 엘리베이터 유무, 계단 유무 등에 따라 가격이 차등 계산된다)
3) StockX : 2016년 미국에서 설립된 StockX는 200개 이상의 국가 간 의류, 운동화, 액세서리, 소장품의 재판매와 거래를 관리하고 있다.
2021년 5월 StockX는 홍콩에서 중고품 인증센터를 설립해 중고품을 구매자에게 발송하기 전 홍콩에서 제품의 진위 여부를 가리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또한, 판매자가 제품을 내려놓고 구매자가 직접 가서 픽업할 수 있는 오프라인 ‘drop-off’ 센터를 설립하였다.
운송비와 배송 시간을 줄이고 더 신속한 결제를 진행할 수 있어 고객 만족도를 향상시킬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기업 대표인Scott Cutler는 홍콩 소비자들이 패션 트렌드에 대해 꾸준한 관심을 가지고 있는 만큼 ‘제품 인증센터 설립하기 위해 국제 금융 및 교역 허브인 홍콩만큼 적절한 곳이 없다’고 언급했다.
2020년 아시아 태평양 지역의 재판매 시장이 빠르게 성장한 와중에도 3분기 기준 홍콩시장의 거래량이 전년 동기 대비 1,000%로 가장 큰 증가폭을 기록했다.
<출처 : 온라인 잡지 Time Out, 홍콩 투자홍보기관 InvestHK>
4) Vestiaire Collective : 2009년에 개설된 프랑스 재판매 플랫폼 Vestiaire Collective에는 핸드백, 의류, 시계 등 150만 개의 중고 패션 명품들이 등록되어 있다.
중고품의 품질을 확보하기 위해 Vestiaire는 제품 검증 시스템을 도입하여 플랫폼에 등록된 중고품들이 품질, 손상 정도로 분류된다. Vestiaire는 홍콩에 실제 오프라인 상점은 없으나 홍콩의 중계무역 기지로서의 역할을 활용해 물류센터를 설립했다.
2020년 Vestiaire Collective는 세계 10개 주요 시장에서 지속가능한 패션(sustainable fashion)과 순환 패션(circular fashion)에 대한 소비자들의 인식을 분석하여 나온 결과, 홍콩은 3위로 나타났다.
이를 바탕으로 Vestiaire는 자원의 낭비를 감소시킬 수 있고 지속가능한 발전을 이룰 수 있는 재판매 시장이 홍콩 소비자들로부터 호응을 얻을 것으로 믿고 홍콩 시장에 진출하였다.
또한, 기업 창업자인 Fanny Moizant에 따르면, 홍콩은 소비자들의 구매력과 중고품 보유량이 높으므로 구매자뿐만 이니라 재판매자가 많은 제품 공급지역이라고 붙였다.
5) 香港格價網(Price.com.hk): 주로 중고 전기제품
6) DCFever.com : 카메라 같은 중고 전자제품
7) bookdaddy , Sparktake : 중고 책
8) Facebook
4. 코로나 19가 캐로셀에 미친 영향
전체적으로 거래가 늘어난 것은 한국과 동일하지만, 특히 2020년 상반기 대비 하반기 월평균 자전거 거래량은 44% 증가해 월평균 6,000대 이상 판매되는 등, 2021년에도 지속되고 있다. 2020년 자전거는 캐로셀의 인기 제품이 되었으며, 홍콩, 말레이시아 및 싱가포르 시장의 총 검색 횟수는 1,850만 회로 전년 대비 1.6배로 증가했다.
단일 홍콩 시장으로 보면, 매월 검색 횟수가 계속 증가하고 있어 약 30만 건에 이르고 있다. 통계에 따르면, 모든 중고 앱을 사용하는 사람들의 인당 평균 수입은 HK $4,400(한화 약 660,000원)이라고 한다.(hket 홍콩경제일보 7월 27일자)
5. 해외 중고마켓 벤치마킹
1) 사례 : 일본의 Mercari/ 태국의 ShopSpot
2) 핵심 키워드
① 단순성 : 스마트폰 시대를 위해 플랫폼을 단순하게 구축
② 보안성 : 판매자 불확실성에 따른 두려움 제거
③ 익명성 : 구매자가 익명을 유지할 수 있도록 프라이버시 유지
3) C2C 거래에는 이용자에게 중개 수수료 지급이 포함되지 않는다. 이는 eBay와 같은 웹 사이트에서 소비자 간의 거래를 용이하게 하여 판매자에게 수수료를 부과하고 구매자와 판매자에 대한 정보를 제한적으로 제공했던 전통적인 C2C 거래와 대조된다. 코로나 19로 인해 인도의 전자상거래 증가는 17%이며, 전자제품, 패션 및 액세서리, 건강 및 제약, FMCG와 같은 부문은 평균 133%의 매출 성장을 보였다.(Sharma, 2020)
4) 중고 전자 상거래 플랫폼은 온라인 중고 시장의 경제적 가치를 극대화하지만, 구매자는 평판이 낮은 판매자와 불쾌한 거래를 할 위험이 있다(R. Chen et al., 2018). 중고거래 이용자의 기대치 충족에 가장 크게 기여하는 차원은 제품 품질이고(Vila-Brunet & Llach, 2020), 중고 의류를 구매하려는 소비자의 태도에 주요 선행요인은 인지된 지속 가능성, 경제적 동기, 그리고 소비 시스템으로부터 거리를 두는 것으로 나타났다.(Ek Styvén & Mariani, 20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