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가 귀한 중국의 풍습이 반영된 홍콩 문화
'사람은 태어나면 한양으로 보내고, 말은 태어나면 제주도로 보내라'는 말처럼, 여자는 태어나면 홍콩으로 보내야 한다. 특히 결혼 적령기에 다가온다면 더욱 홍콩은 여성들에게 살기 좋은 나라가 된다.
한국 드라마의 단골 소재, 혼수나 예단 문제 홍콩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다.
신혼집을 구하는 것부터 처가에 보낼 지참금과 일부 결혼 비용까지 전부 남자의 몫인 셈이다.
99년간 영국령이었던 관계로 여성이 우월한 입장에 있는 데다가, 여자가 귀한 중국의 풍습이 반영된 홍콩 문화라고 할 수 있다.
남성들이여, 홍콩에서 결혼하려면 돈을 두둑이 준비해야 한다는 사실, 잊지 마시길.
그럼 홍콩의 결혼 문화를 알아보자.
1. 지참금
요즘은 줄고 있는 추세이긴 하나 남자들은 결혼할 때 신부 집에 줄 지참금을 준비해야 하기 때문에 부담이 크다. 지참금은 여자 측에서 결정을 하는데, 형편에 따라 금액은 천차만별이지만 보통 한화로 수천만에 이른다고 한다.
혼수 문화가 없어서 우리나라처럼 혼수와 예단 문제로 골머리 썩을 이유가 없는 것도 부러운 점. 홍콩 여자들은 일단 집 없는 남자와 결혼하지 않으려 하기 때문에 결혼할 때 남자들 대부분이 집을 마련한다.
집세 부담이 큰 홍콩에서 집을 마련하고 지참금과 결혼 부대비용까지 따지면 남자들은 결혼할 때 꽤 많은 비용을 지불하는 셈이다. 그러나 요즘은 한국처럼 집값이 너무 비싼 탓에 살 곳이 있다면 굳이 집을 구하지 않고, 그렇지 않으면 신부와 함께 투자해서 집을 사는 경우도 많아지는 추세다.
이런 문화를 뒤늦게 알게 된 한국인 아내들이 왜 자기들에게는 지참금을 안 주냐며 장난처럼 투정하며, 홍콩 여자들을 부러워한다.
2. 결혼식
1) 혼인 신고
우리나라에서 함 들어가듯, 홍콩에서는 신랑과 친구들이 신부 집에 가는 것으로 결혼이 시작되는데, 이때도 신랑 측에서 돈을 준비한다. 이 금액이 흡족해야 문을 열어주고 비로소 신랑은 신부를 맞이할 수 있다.
신랑이 준비한 지참금과 선물을 받은 후, 혼인 신고를 하기 위해 결혼 등기소로 한다.
가까운 친척과 친구들이 참석하는 이 자리에서 두 사람은 선서하고 양가 부모님이 사인을 한 후 법적인 부부가 된다. 결혼사진은 주로 혼인 신고 전후에 촬영한다.
2) 결혼 식상
홍콩은 우리나라처럼 결혼식장이 따로 없다. 호텔이나 중국식당, 교회나 성당 등에서 결혼식을 하고 피로연을 하거나, 아예 피로연 형식을 빌려 결혼식을 함께 하기도 한다.
들러리 문화가 보편화된 홍콩에서는 들러리 드레스도 참 예쁘다. 들러리들이 동일한 드레스를 입고 신부 옆에 서있으면, 신부는 자연스럽게 공주가 된다. 정말 아름다운 순간이다.
3) 피로연
결혼식보다 성대하게 치르는데, 보통 하객들은 5시부터 모여서 마작을 하면서 신랑 신부를 기다린다.
한국의 경우에는 예외가 있긴 하지만, 결혼식 시간도 짧고, 피로연도 빨리 마무리되는 것과는 달리, 홍콩에서는 초저녁부터 시작해서, 밤늦게까지 결혼식을 하객들과 함께 한다.
피로연장에는 하객들의 이름이 적혀 있어서, 지정된 테이블에 앉는다.
결혼식이 시작되면 주례사 없이 변호사가 동석하여 하객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결혼증서에 사인을 하는 것으로 예식은 끝이 나고, 신랑 신부의 어린 시절부터 현재까지를 담은 비디오가 상영된다. 그 사이 신부는 드레스를 갈아입는데, 최소 3벌에서 많으면 10벌까지 갈아 있는 것을 보았다.
식사는 코스 요리로, 8시부터 시작해서 술과 함께 천천히 즐기는데 보통 11시가 다 되어야 마무리가 된다.
식이 끝나고 귀가할 때에는 신랑 신부와 함께 찍은 결혼사진이 인화되어 기념품과 함께 전달된다.
한국처럼 결혼 당일 신혼여행 가는 경우는 드물고, 첫날은 홍콩에서 보내고 다음날 신혼여행을 가는 경우가 많다.
4) 청첩장과 축의금
홍콩에서는 정말 가까운 사람들에게만 청첩장을 건넨다. 신부는 보통 청첩장 안에 현금을 넣거나, 케잌 쿠폰을 넣어 하객들에게 전달한다.
하객으로서 청첩장을 받는다면 초대한 측에 참석 여부를 반드시 알려줘야 한다. 피로연 음식이 1인당 홍콩 달라 1,000불-2,000(한화 15만 원-30만 원 정도) 하고, 테이블에 10인 정도 앉는 기준으로 미리 주문을 하기 때문에, 축의금의 기준도 한국보다는 높은 편이다.
축의금은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홍빠오(붉은색 봉투)에 넣어서 전달하는데, 참석하지 못한다면 50% 정도 전달하는 것이 예의다.
5) 길일
길일을 좋아하는 홍콩 사람들이 2011년 1월 1일, 2011년 11월 11일과 2012년 12월 12일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결혼 및 혼인 신고를 했는지 상상도 못 할 것이다.
숫자'1'이 네 번 들어가는 이 날을 '一心一意(한 마음 한 뜻)'이라는 단어처럼 길한 기운이 있다고 보고 올해 첫날 결혼하려는 '새해 커플'이 매우 많았고, 11.11.11은 '영원한 결혼', 12.12.12는 광둥어로 '얏쌈얏이'로 '일생에 단 하나의 사랑'이라는 뜻과 발음이 같아서 더욱 인기가 있었다.
홍콩에서는 연도나 월, 일의 숫자가 서로 같은 '특별한 날'에 결혼하는 것을 매우 좋아한다.
길한 숫자인 6과 8은 언제나 인기가 있는 날짜이다.
나의 이런 소개글에 홍콩 남자들 인기가 한국 여자들 사이에서 폭발할지도 모르겠다.
모든 신랑 신부들의 행운을 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