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과 서가 만났다는 의미의 '쭝시합빅 (中西合璧)'의 홍콩 문화
홍콩은 중국의 전통적 문화를 지키고 있으면서도, 영국의 언어와 기본법, 그리고 각국 문화의 영향을 받아 한국과 비슷하면서도 다른 비즈니스 관행과 매너를 보인다. 기본적인 형식은 영국과 비슷하나 그 속에는 동양적인 예절이 녹아들어 있어, 다양한 방면에서 동서양이 혼합된 문화를 가지고 있다. 이를 ‘동과 서가 만났다’, 혹은 ‘중국과 서방이 만났다’는 쭝시합빅 (中西合璧, East meets West)으로 표현한다.
홍콩은 광둥어, 북경어, 영어가 모두 쓰이는 지역이다. 홍콩에서 대학을 졸업하는 학생들은 최소 세 가지 언어를 높은 수준으로 구사한다. 따라서 홍콩에 취업을 하고 싶다면, 최소한 북경어(만다린)와 영어를 높은 수준으로 구사할 수 있으면 좋다. 홍콩은 노동유연성이 세계 최고 수준으로 직장이동이 매우 잦은 편이다. 따라서 경쟁력을 갖춘 인재들이 여러 가지 글로벌한 경험을 해볼 수 있는 곳이므로, 언제든 도전의 기회는 열려있다. 홍콩에 소재하고 있는 글로벌 회사들의 아시아, 중국지역 본부들에 문을 두드리길 바란다.
그렇다면 한국과 홍콩의 비즈니스 매너, 같은 점과 다른 점은 어떤 게 있을까?
1. 라이씨(利是. 복돈)와 홍빠오(紅袍. 붉은 봉투) 문화
음력설과, 결혼 등의 행사에는 라이씨라고 불리는 복돈을 붉은 봉투에 넣어서 주는 것이 예의이다. 복돈은 주로 기혼자가 미혼자나 아이들에게, 상사가 부하에게, 윗사람이 아랫사람에 주는 것이 관례이다.
통상 음력설(한국의 구정, 중국의 춘절(春节))을 앞두고, 은행에서 전화가 와서 신권이 얼마큼 필요한지 묻는다.
신권으로 전달하는 것이 예의이기도 하고, 받는 사람이 기분도 좋기 때문이다.
아파트의 경비 아저씨들, 단골 식당의 서빙하시는 분들 모두 이때가 대목이라고 할 수 있다.
2. 짝수 선호
한국에서는 주로 홀수를 선호하는 반면 홍콩인들은 짝수를 선호한다. 길한 숫자는 6, 8 등이며 4는 한국과 마찬가지로, 매우 불길하게 여겨져 어떤 건물들에는 아예 4층, 14층 등이 존재하기 않는다. 그래서 6,8과 발음이 비슷한 路와 發을 사용한 록파록파(路發路發)라는 표현은 ‘재물을 계속 지키다’라는 뜻으로 사용되기도 한다. 따라서 직원이나 비즈니스 파트너에게 복돈을 건넬 때는 짝수로 건네는 것이 예의이다.
3. 오랜 인연을 중시
중국어를 잘 모르는 사람들도 '꽌시 (關係·친분)'라는 단어는 잘 알 것이다. 홍콩에도 가족 승계 기업이 많은 만큼 시간을 두고 쌓은 친분과 신용은 매우 중요하다. 따라서 시간을 두고 돈독한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4. 체면을 중시
바오췬민지(保存面子)는 얼굴을 지키다 즉 체면을 유지하다는 뜻으로 홍콩인들은 기분이 상해도 이를 공공연하게 드러내지 않고 침착을 유지하려고 한다. 기본적인 얘기지만, 미팅에서 공공연히 단점을 지적하는 일은 피하는 것이 좋다.
5. 인사
인사(및 악수) 후 바로 비즈니스 카드를 건네고 카드는 두 손으로 받고 카드를 받으면 반드시 자신의 카드도 상대에게 주어 서로 지속적 관계를 유지할 의지를 보여야 한다. 사람을 소개할 때 손가락으로 가리키지 않도록 주의하며 사람이나 장소를 가리킬 때 손가락보다는 손을 펴서 가리킨다. 미팅 후에는 악수를 다시 하고 감사 및 작별인사를 할 때는 상대방의 이름과 호칭을 붙여주면 좋다.
6. 미팅
주요 인사가 회의실에 입장할 때는 자리에서 일어나고, 말이 잘 통하지 않아도 상대방을 바라보도록 한다.
언어가 안 통한다고, 통역자나 실무자 하고만 대화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1) 자리 배치 : 귀빈은 문을 바라보며 회의 테이블의 끝에 앉으며 그 옆으로 주로 직위 순서대로 착석한다. 단 홍콩은 나이나 직급으로 인한 상하관계가 있긴 하지만 엄격하지는 않으며 예절을 지키기 위해 시간을 낭비하는 것보다는 업무의 효율을 중요시한다.
2) 선물 문화 : 작은 기념품 등 선물은 미팅 후 건네는 것이 일반적이다. 큰 선물은 부담스럽게 받아들이지만 작은 선물은 감사의 표시 등으로 일반화되어 있다.
7. 연회 (디너)
기본 음료는 차(茶, tea)이다. 중국인들은 음식을 차와 함께 하기 때문에 차가 먼저 나오고 기타 음식이 따라 나온다. 자주 차를 따라 주는 것이 예의이며 특히 가까이 앉은 사람의 차가 반 이하로 줄거나 잔이 비어있을 때는, 직접 차를 따라 주어 식지 않게 하는 것이 예의이다. 상대방이 차를 따라 줄 때는 잔을 잡지 않고 식탁에 그대로 두며 감사의 표시로 검지와 중지로 가볍게 찻잔 앞 테이블을 2번 정도 두드려 준다. 한국과 마찬가지로 음식을 덜어먹을 때는 상대방에게 먼저 뜨도록 양보하는 것이 예의이다. 저녁을 사는 사람의 입장에서 항상 필요량보다 더 주문하는 것이 예의이므로, 빈 접시를 남기기보다는 약간의 음식을 남겨 배가 부르니 더 주문하지 않아도 좋다는 표시를 하기도 한다. 중앙에는 대체로 공용 젓가락이 있으니 음식을 덜 때는 공용 젓가락을 사용한다.
8. 기타
1) 풍수사상
홍콩인들은 개인만 아니라 회사 등 단체 역시 풍수를 강하게 믿는다. 대부분 회사들이 부동산을 매입할 때 혹은 론칭을 할 때 풍수전문가에게 의뢰한다.
2) 개인보다 단체를 중시
개인의 이득보다는 공익을 위해 조금 자신을 낮추고 전체의 효율을 높이는 것이 미덕이라는 인식이 깔려 있다. 이에 공공장소에서 자신에게 불편이 왔다고 해서 큰소리를 내거나 하는 일은 거의 없다. 그렇다고 기업 측에서 전체주의를 위해 개인의 희생을 강요할 수는 없으며 기업은 개인의 생활을 존중한다.
3) 시간 엄수
미팅 약속은 반드시 충분한 시간을 두고 미리 잡도록 하며 시간을 소중히 여기므로 반드시 엄수하도록 한다.
홍콩이 상당히 혼란스러울 것이라고 예상하는 사람들도 많지만, 실제 홍콩에서 살고 있는 사람들은 평안하다.
이후 홍콩이 또 어떻게 변해갈지, 그 안에서 난 또 어떻게 성장할지 설레는 마음으로 하루를 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