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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은정 CindyKim Jul 20. 2021

한국과 홍콩의 직장 문화, 같을까 다를까?

인사(人事)가 만사(萬事)

흔히 홍콩을 인종의 melting pot(용광로)라고 지칭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그만큼 다양한 인종 & 국적의 사람들이 어울려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그들이 직장을 고를 때 그 기준은 어떻게 다를까?

만약 누군가 나에게 직장을 고를 때 중요한 포인트를 묻는다면, 

자신이 원하는 직업 (Business) 

성장시켜 줄 수 있는 환경 (Platform) 

회사 내 역할 (Role) 

상사와 동료 (People) 

보상 (Compensation)이라고 답해 주고 싶다.

<롯폰기 힐즈에서 있었던 건담 전시회>

                                

내가 특히 입에 달고 사는 말은 '인사(人事)가 만사(萬事)'라는 말인데, 그만큼 인생에서 누구를 만나느냐 하는 것은 직장 상사나 부하를 막론하고 중요한 일이기 때문이다.

직원들에게 일을 맡겼을 때, 처리하는 방식을 보면 크게 두 부류로 나눌 수 있다.

첫 번째는 일 자체를 중심으로 두고, 그것을 풀어 나가기 위해 계획을 수립하고 단계별로 접근해서 목표치에 도달하는 경우이고, 두 번째는 열심히는 하는데 직급이 올라가도, 업무 처리 방식은 과거와 크게 달라지지 않아서 효율성이 오르지 않는 경우이다. 그러나 속단은 금물이다. 예전 어른들 말씀대로 ‘어느 구름에 비 들었는지 모르므로’ 나는 좀 길게 두고 보는 편이다. 

모든 일은 날씨와 같다..

행여 누군가가 나로 인해 마음의 평화가 깨어져, 아래와 같은 쇼펜하우어의 글을 연상하는 부작용은 피하고 싶기 때문이다. 

“어떤 야비한 일을 당하더라도 그것 때문에 괴로워하거나 고민하지 말라. 단지 아는 것이 하나 더 늘었다고 생각하라. 즉, 인간성을 연구하는데 필요한 새로운 자료라고 생각하라. 이상한 광물 표본 하나를 우연히 발견한 광물학자의 태도를 닮아야 한다.”


그렇다면 한국과 홍콩의 직장 생활 차이점은 무엇이 있을까.

홍콩은 글로벌 IT 기업이 강세이므로 금융업을 예로 들어 설명해 보도록 하겠다.

1. 연봉 

한국도 성과급제가 많이 도입되었지만, 입사년도가 같을 경우, 대졸 초봉의 경우 4급 1호봉부터 시작해서, 같은 월급을 받는 구조가 많았다면, 홍콩은 원래부터 성과가 있는 사람이 돈은 더 많이 버는 구조이다. 보너스가 천차만별이기 때문에 성과만큼 연봉도 올라간다. 초봉은 낮게 시작할 수도 있지만, 매년 자신의 연봉을 네고 할 수 있기 때문에 동기 부여는 확실히 되는 편이다. 

2. 업무

순환 보직은 기대할 수 없고, 회사를 옮기지 않는 한 다른 직종으로 전환도 어려워서, 시작한 그 일을 전문적으로 계속할 확률이 높으므로, 입사 전에 자신이 지원한 일이 정말 즐겁게 하고 싶은 일인지, 중간에 포기할 확률이 없는지등을 냉정하게 판단해야 한다. 중간에 그만 둘 경우에는 자신이 속한 팀은 물론, 회사의 HR팀의 기회비용이 크기 때문이다. 

3. 소통

소위 confcall(conference call)로 불리는 전화 회의나 zoom, teams등 화상 회의가 많다. 회의를 마친 후 문서(e-mail 등)로 정리 하는 것을 선호하며 참조(cc)로 업무 관련자들을 다 넣기 때문에, 이메일 체인이 상당히 크다. HR (인사과) 부서를 통해 정기적으로 상담하고 애로 사항을 상담한다.

4. 사무실 환경

칸막이가 높지 않아서, 서로 대화할 수 있는 환경이고, 직급이 올라가면 개인 사무실이 생기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직원들과의 소통을 위해  floor에 나와 있는 경우가 많다. 

5. 직장 문화  

1) 퇴근 : 내 업무가 끝나 귀가해야 할 경우 상사가 사무실에 남아 있다고 해서, 눈치를 보며 퇴근을 못하는 일은 없다. 한국의 경우에는 상사의 “무능하다”라는 질책을 받은 후에 말을 못 하는 함구증과 우울증에 걸려 회사로부터 요양비를 받아낸 사례도 있지만, ‘개인주의’가 강한 홍콩에서는 유사한 판례도 없고, 앞으로 있어도 한국과 같은 법원의 관대성은 없을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2) 회식 :  전원 참석해야 하는 정규 회식의 경우에는 미리 날짜를 정해서 협의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개인 차이는 있으나 술을 많이 마시지 않고, 술을 과하게 권하지도 않으며, 2차를 가는 경우도 드물고, 대리 기사 문화는 아예 존재하지 않는다. 내 소중한 차를 왜 남에게 맡기겠는가?   

접대 문화 역시 존재하지 않거나 존재한다고 해도 받아들이는 개념이 완전히 다르다. 슬프지만 실제 발생했던 사례를 들어 보겠다. 

한국의 대기업의 홍콩 주재원으로 발령이 난 K부장은 밤늦게까지 술접대를 해야 했고, 그의 상사로부터 정해진 기한 내 음치인 노래 실력과 초보 골프 실력을 90까지 끌어올릴 것을 요구받았고, 이에 더운 날씨에 새벽마다 골프  연습을 나가다가 그만 과로사하게 되었다. 이에 가족이 회사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게 되었는데, 홍콩에서 소송을 할 경우, K부장이 직장 상사의 “골프 스코어 90대” 종용으로 더운 날 (자신의 판단으로) 새벽에 골프 연습을 하다가 쓰러졌다면 본인에게 더 책임이 많다고 판단할 확률이 높다는 것이 중론이었다. 이에, 홍콩 주재 한국 현지 법인 간의 민사 소송은 대한민국에서도 이루어질 수도 있다는 점을 활용해, 한국법 적용을 위해 귀국한 사례도 있다.

실례에서 보듯이 두 나라의 음주, 접대 문화의 차이는 아주 크다. 

<홍콩의 골프클럽>


자, 이제 마지막으로 홍콩 사람들의 취업 및 이직 시 연령별 선호 조건을 비교해 놓은 표를 같이 보도록 하겠다.

취업 연령대를 대상으로 한 잡스 DB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1위가 대우 및 복지, 2위는 일과 생활의 균형, 3위는 직업 보장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런데 연령에 따른 선호 조건은 위의 표에서 보이듯이, ‘회사 복지’나 ‘매력적인 급여’는 모든 연령대에서 중요시되는 반면, Z세대의 경우에는 사회 초년생으로서 일을 배우며 스스로 성장하고자 하는 욕구를 반영한 것 같고, Y세대는 회사에서 근속 연수가 늘어남에 따라 충분한 여가 생활 보장이 중요해 보인다. 또한 X세대의 경우에는 한참 자녀를 교육하고 양육해야 하기에 직업의 안정성이 중요해 보인다. 이렇게 연령대 별로 본다면, 한국과 홍콩이 달라 보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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