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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은정 CindyKim Jul 29. 2021

메타버스 vs 믹스버스

무한한 확장성의 매력 속으로

‘초통령’으로 불리며, 유행어처럼 번지고 있는 메타버스(Metaverse)

우리가 어릴 때 봤던 영화와 잡지의 미래 공상 과학 콘텐츠들이 현재는 모두 현실 속에서 이루어진 것을 보며, 2018년에 제작된 영화 <레디 플레이어 원(Ready Player One)>을 본 사람들은 현재는 일어나지 않은 그 일들이 미래에는 이루어질 거라고 믿고 있을 것이다. 

메타버스 플랫폼이나 믹스버스 마케팅은 MZ 세대(MZ generation 1980년대 ~2000년대 초 출생한 밀레니얼 세대와 1990년대 중반~2000년대 초반 출생한 Z세대를 통칭)를 겨냥하고 있지만, 단순 놀이 공간이 아닌, 경제 활동을 하는 공간으로 자리매김함으로써, 인터넷의 뒤를 잇는 가상 공간의 주류가 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1.   메타버스(Metaverse) 

가공·추상을 의미하는 메타(Meta)와 우주(Universe)의 합성어로 현실 세계와 같은 사회·경제·문화 활동이 이뤄지는 3차원 가상세계를 일컫는다. 최근 5G 상용화와 함께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 혼합현실(MR) 등을 구현할 수 있는 기술이 발전하고 코로나 19로 인한 대면 추세가 확산되면서 주목을 받고 있다. 글로벌 회계 컨설팅 기업 PwC는 메타버스 관련 가상현실(VR)·증강현실(AR) 시장 규모가 지난 2019년 455억 달러에서 2030년 1조 5,429억 달러로 34배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1)   로블록스 (Roblox)

‘게임계의 유튜브’라고 불리는 로블록스는 사용자가 직접 게임을 만들고, 다른 사용자가 만든 게임을 플레이하는 플랫폼이다. 로블록스에는 5,000만 개 이상의 게임이 있으며, 월간 활성 사용자 수(MAU)는 약 1억5000만 명이다. 미국 9~12세의 3분의 2, 13~16세의 3분의 1이 로블록스에서 시간을 보낸다.

스마트폰 하나로 유튜브 영상 제작이 가능한 것처럼, 로블록스 스튜디오를 이용하면 코딩을 모르는 사람도 쉽게 게임을 제작할 수 있다. 영상 크리에이터가 유튜브와 광고 수익을 나누는 것처럼, 게임 개발자는 로블록스와 아이템 판매 수익을 배분한다. 판매 수익은 가상화폐 로벅스로 받는데, 10만 로벅스 이상의 수익을 내면 금융 서비스를 이용해 실제 돈으로 환전할 수 있다. 2020년 기준 로블록스에는 125만 명의 개발자가 있으며, 이들은 3억2,800만달러(약 3,723억원)의 수익을 창출했다. 로블록스가 많은 메타버스 플랫폼 중 가장 주목받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로블록스는 단순히 게임하고 체험하는 가상공간을 넘어서, 노동과 생산 활동이 가능한 미래 공간을 제공한다.

또한 온라인 졸업식을 하기도 하고, 오프라인 판매가보다 더 비싼 가격에 동일 모델의 디지털 가방이 판매돼 화제가 되기도 했었다. 가상 세계에서만 사용할 수 있는 상품 가치가 현실 세계의 그것을 뛰어넘은 것이다. 

2)   포트나이트(Fortnite)

게임에 문화생활을 접목했다는 점에서, 세계 최대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넷플릭스의 대항마로 떠올랐다. 미국 10~17세 청소년의 40%가 매주 한 번 이상 포트나이트에 접속하고, 전체 여가의 25%를 쓰는 것으로 집계됐기 때문이다. 포트나이트 개발사 에픽게임스의 기업 가치는 2018년 150억 달러 (약 16조 원)에서 올해 4월 현재 287억 달러(약 31조 원)로 91% 상승했다. 중국 최대 게임 업체 텐센트가 에픽게임스 지분 40%를 보유하고 있다.

래퍼 트래비스 스콧은 포트나이트에서 콘서트를 열어 1,230만 명의 관객을 모았고 이후 음원 이용률이 25% 상승했다. BTS도 포트나이트 게임에서 ‘다이너마이트’의 안무를 공개했다.

3)   센트럴랜드(Decentraland)

NFT(Non-Fungible Token, 대체 불가능한 토큰)를 적용한 가상부동산 거래 플랫폼이다.  디센트럴랜드의 가상부동산인 ‘랜드(Land)’는 위·변조가 불가능하고, 누구에게 얼마에 판매했는지 정보를 투명하게 축적한다.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자산으로서 가치를 지닌다. 이용자는 ‘마나(Mana)’라는 화폐를 통해 가상부동산을 구매하고, 아바타를 매개로 소유한 토지에서 전시회나 공연을 개최하고, 여기서 발생한 수익을 수수료 없이 가져갈 수 있다. 

디센트럴랜드뿐 아니라 다른 많은 메타버스 플랫폼이 NFT를 주목한다. 그 이유는 NFT가 그림·영상·아이템에 희소성과 소유권을 부여해 디지털 자산의 생산과 거래를 보다 활발하게 할 것이기 때문이다.

4)   페토(Zepeto)

네이버 계열사 스노우가 제공했던 '제페토'는 '네이버제트'라는 별도 법인으로 분사했는데, 설립 3년 만에 누적 고객 2억 명을 넘어섰다. 제페토는 가상공간에 3D 아바타를 제작하는 방식으로, 나이와 성별, 인종, 거주 지역에 상관없이 친구를 사귈 수 있다. 해외 이용자가 90%에 달하고, K팝 팬이 많아 BTS가 소속된 하이브(구 빅히트 엔터테인먼트)가 70억 원, JYP엔터테인먼트 50억 원,  YG엔터테인먼트 50억 원의 투자를 받았다. 분사 후 제페토는 자체적인 아바타 플랫폼 생태계 구축과 글로벌 확장에 집중하고 있다. 

한국의 '블랙핑크'가 아바타를 만들어 팬사인회를 한 '제페토'에는 전 세계 팬 4,600만 명이 모인 것으로 유명하다. 

<가상 메이크업 컬렉션 9종 출시> 사진 출처 : 제페토

이를 뒷받침하듯, 흥미로운 뉴스들이 이어지고 있는데, 예를 들면, 7월 16일에는 세계적인 메이크업 디렉터 피터 필립스가 제페토만을 위한 한정 스케치를 선사하며 협업을 제안했다고 하며, 그 결과물이 발표되었다. 이는 세계적인 패션기업 LVMH그룹과 함께 크리스천 디올의 가상 메이크업 컬렉션 9종을 출시한 것인데, 공개된 디올 컬렉션은 Z세대들에게 어필 가능한 클래식한 메이크업 룩부터 개성 강하고 화려한 메이크업까지 다양하게 구성되어 있다.

크리스챤 디올 외에도 구찌, 나이키, 캔버스, 노스페이스 등이 제페토 입점해 협업하고 있다.

<구찌 가옥 내부> 출처:구찌

또한, 현대차는 6월부터 자동차 업계 최초로 제페토에서 소나타 N 라인을 가상 시승 체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잠재 고객층인 MZ세대와 소통하는 동시에 차량의 하이테크 이미지를 강화하고 신기술을 선도한다는 브랜드 이미지를 굳히기 위함으로 보인다.

올해 상반기 채용된 현대모비스의 신입사원 200여 명은 제페토를 이용해 자신의 아바타를 만든 뒤, 조별로 가상공간 속 인기 장소를 체험하는 비대면 랜선 여행 프로그램도 다녀왔다.

요즘은 N 잡러, 일잘러 개념이 보편적인데, 어린 시절 종이 인형 옷 갈아입히기나 변신 로봇에 관심 있었던 분들은, ‘제페토월드’에 들어가, 아바타들의 의상과 신발, 액세서리를 만들어 패션 리더가 되는 체험도 하고, 아울러 판매까지 해보는 소소한 재미도 느껴 보라고 권하고 싶다. 

2.   스버스(Mixverse)

서두에 언급한 대로 유통업계가 주 소비층으로 떠오른 MZ세대와의 소통을 위해 가상의 세계관(universe)과 현실을 섞는(mix) 믹스버스(Mixverse) 마케팅에 뛰어들고 있다. 

가상 세계관 콘셉트를 현실에 설정해 소비자들이 마치 ‘가상 세계관을 실제로 경험한다는 착각’을 불러일으키는 전략이다. 실제 유통업계에서는 가상 세계관 콘셉트를 현실에 접목해 팝업스토어를 열거나 실제 제품 혹은 나아가 음원을 출시하는 등 다양한 행보를 이어가고 있어 눈길을 끈다.

가령 유튜브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유명 캐릭터와 콜라보레이션 한 제품을 선보이거나 가상 캐릭터를 라이브 방송에 활용하는 식이다. 

1)   갑생할머니김

최근 유튜브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채널 피식대학의 코너 ‘B대면 데이트’에 등장하는 가상의 인물 ‘이호창’에서 파생한 개념이다. 이호창은 설정에서 시가총액 500조 원의 코스피 1위 기업인 김갑생할머니김의 미래전략실 본부장 캐릭터다. MZ세대의 실제 제품 출시 요청에 힘입어 ‘성경식품’과 협업해 지난 5월 실제 ‘김갑생할머니김’ 2종을 출시하기도 했다.

"양념으로 얼룩진 흰 쌀밥을 감싸줄 수 있는 건 김 한 장이다", "김 for Prime Life, ESG for Green Life" 등 김갑생할머니김의 명언 카드도 신선하다.

사실 해외에서 성경김은 아주 친숙한 제품이기에 김갑생할머니김이 좀 더 친근하게 다가오는 면도 있다. 


<햇반 컵반 탐정사무소> 출처:CJ제일제당

 2)   CJ제일제당 명탐정 컵반즈

모델 나문희를 탐정으로 앞세워 가상 세계관의 추리 미션 콘텐츠를 열었다. CJ제일제당 유튜브를 통해 공개된 5개의 추리 영상을 보고 퀴즈를 풀면 금고의 숨겨진 장소와 비밀번호를 알아 낼 수 있다.
 메타버스와 부캐의 세계관, 믹스버스 마케팅을 통한 콘텐츠와 제품들의 콜라보는 쇼핑하는 즐거움과 새로운 경험의 재미를 함께 느낄 수 있는 최신 트랜드를 만들어낸다는 생각도 든다.
 작년에 유행한 부캐는 주로 수동적인 입장이었다면, 최근 믹스버스의 주인공들은 자율적 의지로 현실과 가상을 넘나들기 때문이다.

매일매일 꿈을 꾼다. 무엇을 상상하건, 상상 그 이상의 것이 이루어지리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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