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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포말 Apr 15. 2021

뜻밖의 선물

벌써 한시간이나 지났지만 아무것도 떠오르지 않습니다. 아니 떠오르지 않았다기 보다는 쓰지를 못했다는 것이 맞겠지요. 간만에 나다운 글을 쓰고 싶었어요. 나다운 글이 뭐냐고 물어보시면 딱히 뭐라고 표현은 못하겠지만 그냥 있어요. 그런 글. 나의 깊은 곳을 잘 살펴보고 어루만지다 두손으로 살포시 담아올린 듯한 그런 글이요.    




고개를 돌려 책 한 권을 집어 들었습니다. 어젠 무심히 넘어갔지만 다시 보니 온기가 느껴집니다. 따뜻합니다. 책을 열어 몇장을 읽었더니 옛일도 생각이 나고 마음이 편안해졌어요. 조바심이 사라지고 포근한 기운이 느껴져요. 



제가요. 얼마전 글 한편을 기고한 적이 있었어요. 그후 연락이 없어 잊고 있었습니다. 결과는 커녕 그런일이 있었다는 것 조차 잊었습니다.


어제 퇴근후 집에 와보니 책상에 우편물 하나가 올려져 있더군요. 발신자가 '좋은생각' 이었어요. 그때 생각났어요. '맞다. 기고했었지. 근데 왜?' 라는 생각으로 우편물을 열어봤어요.



참 오랜만에 보네요. 

좋은생각과 작은 옆서 그리고 노트한권.


6,123편의 글이 접수가 되었고, 글을 통해 나를 만날 수 있어 기뻤다는 메세지에 뭉클했어요. 그러면서 언제든 함께하고 싶은 이야기를 보내달라고 하는데요. 진심이 느껴졌어요. 마치 잊고 있었던 친구를 만난 것 같아요. 생각나는 것도 많고 할 말도 많아요. 좋은생각을 한참 읽던 중고등학교때 교실도 생각이 나고, 돌려읽던 친구, 선생님이 기억나요. 사라진줄 알았던 기억들이 실타레 풀리듯 조금씩 따라 나오고 있어요.



뜻밖의 선물에 행복을 느껴요. 

책 한권에 참 많은 것을 담아 보냈네요.


고맙습니다. 

앞으로도 용기내어 글을 쓰는 '좋은님'이 될께요.





글쓰기가 참 묘해요.

아깐 저를 노려보는 듯하더니 지금은 깜빡깜빡 귀엽게 웃고 있어요. 

'커서'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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