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향진동 엔지니어의 소리
“인간은 입이 하나 귀가 둘이 있다. 이는 말하기보다 듣기를 두 배 더하라는 뜻이다.”
<탈무드>
대부분의 동물들이 두개의 귀를 갖고 있지만, 위의 격언은 유독 인간에게만 해당되는 것 같다. 하지만 아주 오래 전, 인간이 동물들과 야생에서 뛰어다니던 시절에는 인간이나 동물들이나 별반 차이없이 ‘두개의 귀’는 중요한 생존 수단이었을 것이다.
인간을 포함하여 많이 진화된 동물은 귀가 두 개가 있고, 귓바퀴가 앞쪽으로 열려 있거나 귓바퀴의 방향을 조절할 수 있다. 이런 구조는 소리의 발생 위치 또는 방향을 보다 정확하게 인지하는데 매우 중요하다. 한 지점에서 발생한 소리는 공기를 통해 양쪽 귀로 전달되어 감지되는데, 소리 발생 위치로부터 양쪽 귀까지의 작은 거리 차이로 인해 뇌로 전달되는 두 개의 신호가 미세하게 차이가 난다(그림). 감지 시점도 다르고, 소리의 특성도 약간 다르다. 같은 거리라 할지라도 귓바퀴 때문에 앞쪽에서 나는 소리와 뒤쪽에서 나는 소리까지 잘 구별이 된다.
문명 이전 아주 오랜 생존의 역사 속에서, 천적으로부터 자신을 지키는 것은 무엇보다 중요했다. 천적의 존재를 감지하는 것은 감각기관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데, 시야가 가려진 숲 속이나 어둠 속에서는 귀의 역할이 훨씬 중요할 수밖에 없다. 소리의 존재를 알아차리는 것 못지 않게 중요한 것이 소리의 위치와 방향을 알아내는 것인데, 이 때 두개의 귀가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어느 쪽으로 몸을 피해야 하는지 혹은 어느 쪽으로부터의 공격에 대비해야 하는지 아주 빨리 결정해야 살아남기 때문이다. 결론적으로, 한쪽 귀가 기능을 상실한 경우에 야생에서 살아남을 가능성은 아주 낮아질 수밖에 없다. 문명화된 인간사회에서는 수많은 안전장치가 우리를 보호해주기 때문에 그런 걱정을 안해도 되게 되었지만, 오래 전에는 두개의 귀의 역할은 생존에 절대적이었다.
이제는 귀가 소통의 역할만 잘 하면 되는 시대를 살고 있지만, 소통이 늘어난 대신 소통에 대한 책임이 말할 수 없이 커졌다. 뭔가 듣고 나면 하고 싶은 말이 많이 생길 수밖에 없는데, 이 말들이 꽃다발이 되기도 하고 흉기가 되기도 하고, 어떤 경우에는 생명을 좌지우지하기도 한다. 그래서, 탈무드에는 아래와 같은 격언도 있다.
“말이 입안에 있으면 당신이 말을 지배하지만, 일단 밖으로 나오면 말이 당신을 지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