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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두근 Mar 21. 2021

지금은'영끌'해서집을사야 할때인가

이생망(이生亡) 뒤집기

최근에 집값이 너무 많이 올랐다. '영끌'이라는 신조어가 생겼다. ‘지금 아니면 못 산다’며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해가며 집을 사는 젊은 층 들이 많다. 주식 시장도 뜨겁게 달아 올라 있다. 박스피로 불리던 한국의 주식시장이 3천 포인트를 돌파했다. 심지어 비트코인으로 돈을 벌었다는 사람도 많다.


지금은 집을 사야 할 때 인가? 아니면 주식을 사야 할 때 인가? 아니면 비트코인을 사야 하는가? 모두 쉽지 않은 질문이다.


지금은 집 값이 최근 몇 년간 계속 오르고 있으니, '영끌' 해서라도 집을 사야 한다는 사람이 많다. 하지만 몇 년 전만 하더라도 내가 팔려고 내놓은 집이 거의 10년간 팔리지 않는 불황의 시기가 있었음을 기억한다. 아무리 좋은 자산도 고점에 비싸게 사면 아주 오랫동안 그 고점을 다시 만나기 힘들 수 있다.


최근에 미디어에서 경매 낙착률이 아주 높다는 뉴스를 들었다. 이는 수요가 공급을 많이 앞서고 있다는 것이다. 사람들이 모이면 모두 부동산이나 주식 얘기를 한다. 심지어 최근에 공중파 TV에서 주식에 관한 프로그램을 하는 것을 보고 놀랐다. 


이는 탐욕과 투기의 심리가 넓게 퍼진 결과이다. 모두가 자산의 가치가 계속 상승할 것이라는 기대가 시장에 퍼져 있는 상태이고, 이때 자산 가격은 고평가 상태이기 쉬우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불황일 때는 어떨까. 경제가 안 좋아지고 세계경제가 동시다발적으로 악화된다. 이때는 공포심리가 시장을 지배한다. 주식은 계속 떨어지고 있고 더 떨어질 것 같아 두렵다. 소비지수는 완전히 바닥을 기게 되고, 높은 실업률이 사람들 마음을 어둡게 한다. 이때 경매 낙찰률은 최저로 떨어진다. 자산시장에는 수요보다 공급이 넘치게 된다. 이 때는 구매자 위주의 시장이 된다. 이때는 모아두었던 여유 현금을 바탕으로 좋은 조건으로 자산을 구매할 수 있는 시기이다.


 나는 지금 무엇을 사야 한다거나 팔아야 한다거나에 대해 말하는 게 아니다. 내가 말하고 싶은 것은 '때'를 잘 못 판단하면 패가망신할 수 있으니 피 같은 내 돈을 투자할 때는 정신을 바짝 차려야 한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선택에 대한 결과가 '이번 생은 망했다'는 '이생망'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집 이든 주식이든 어떤 자산이든 오르기만 하는 것은 아니다. 오를 때가 있으면 내릴 때가 있다. 산이 높으면 골이 깊다는 주식 격언도 있다. 가격을 결정하는 것은 짧게는 수요와 공급의 법칙에 따라 결정되고, 길게는 경기 순환에 의해 결정된다.


"이번에는 다릅니다!" 닷컴 버블 시기에 들었던 말이다. 이 말은 틀렸다는 것을 경험을 통해서 안다. 계속 오르막 코스만 있는 산은 없다. 오르막 코스가 있으면, 반드시 내리막 코스가 있다.


경기 순환에 대해 공부해 둘 필요가 있다. 경제는 추세적으로 성장을 지향하면서 끊임없는 경기의 상승과 하락이라는 순환적 변동을 반복하고 있다. 경기는 순환한다. 경기는 회복기에서 활황기라는 호황 국면이 있고, 이어서 추세가 바뀌면 후퇴기에 들어가고 침체기 즉 불황 국면에 들어간다.


알려진 경기 순환 파동은 몇 가지가 있다. 50년 이상의 주기를 갖는 콘투라티에프 파동이 가장 사이클이 긴 경기 순환 사이클이다. 설비투자 순환이라고 알려진 10년 주기 주글러 사이클이 가장 유명하다. 재고투자 순환이라고 불리는 약 40개월 주기의 키친 사이틀은 주식의 중기 사이클과 거의 일치한다.


우리가 사는 자연세계에도 순환이 있다. 주기는 일 년으로 봄, 여름, 가을, 겨울이다. 겨울이 가면 다시 봄으로 순환한다. 농부는 잘 안다 농사에는 적절한 시기가 있고, 이것을 놓치면 일 년 농사를 망친다는 것을.


농사에 시기가 얼마나 중요한지 체험한 적이 있다. 예전에 주말 농장을 한 적이 있다. 주말만 농부인 셈인데, 봄에는 상추 등 쌈 종류만 심었었다. 가을에 문제가 생겼다.  가을에 배추를 심어야 하는데, 직장일이 바빠 주말 농장에서 알려준 시기에 주말 농장을 가지 못했다.


다음 주에 가보니 이미 늦었다고 주말 농장 사장님이 말리신다. 만류에도 불구하고 배추를 심었다. 그리고 몇 주 뒤에 알게 되었다. 무럭무럭 잘 자라는 남들의 배추와는 달리, 시기를 놓쳐 심은 나의 배추는 남들의 반의반도 안 되는 크기였다.  배추 수확시기가 왔을 때, 나의 배추 농사 성적은 처참했다. 거의 죽거나 남은 몇 포기도 쓸 수 없는 수준이었다. 나는 그때 알았다. 시기가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우산은 비가 오기 전에 준비해야 한다. 밀짚모자는 겨울에 사야 싸게 살 수 있다. 지금은 경기 순환기에서 호황기인가 불황기인가? 집을 사야 할 때인가 팔아야 할 때인가? 주식을 사야 할 때인가 팔아야 할 때인가?


다음 편에서 현재가 경기 순환기에서 어느 시기인지 알아보고, 투자와 어떻게 연결해야 하는지 알아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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