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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두근 Oct 17. 2021

좌충우돌 직장인의 재테크 #1

지산이 뭐예요?

치솟는 집값 때문에 고민인 직장 후배의 얘기를 들어주다가, 젊은 시절의 내 모습이 떠 올랐다. 나도 비슷한 고민을 했었다. 그에게 도움이 되든 안되든 내가 겪었던 얘기, 지금의 경험과 시행착오를 들려주는 것도 누군가에게 아주 조금은 쓸모가 있을 것도 같다.


인생에 정답이 있을까? 모범답안이 아니어도 내가 고민하며 작성한 답안을 써보는 것도 의미가 있겠다는 생각도 한다. 예전의 경험은 지나가서 기억에서 사라져 버렸으니 아쉽다. 현재 경험하는 시행착오라도 기록하면 타산지석이 되지 않을까 한다.


요즘 나의 고민은 ‘자유’, 우선은 ‘경제적 자유’를 어떻게 달성할 것인가? 몇 가지 노력 중에 하나로 부동산 투자 방법으로 지산 투자를 해보려고 귀동냥, 손품, 발품을 팔고 있다. 


지산이 뭐냐고? 지식산업센터를 줄인 말로써 얼마 전까지 ‘아파트형 공장’이라고 불리던 업무용 부동산이다.

내가 지산에 관심을 가지게 된 이유는 주택 양도세 때문이다. 어쩌다 작은 빌라를 하나 처분해서 양도세를 내게 되었다. 오래전 샀던 아주 낡고 작은 빌라여서 차익이 크지 않았다. 그런데도 처음 내본 양도세란 놈은 월급에서 떼 가는 세금과는 비교가 되지 않게 크게 느껴졌다. 


내가 그만한 돈을 직장에서 모으려면 몇 년이 걸리는 큰돈이었다. 양도세란 놈 생각에 아직도 가슴이 벌렁거린다. 이제는 다른 부동산 투자 방안을 모색해야 했다.


그러던 차에 지인이 문정동 지식산업센터에 사무실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사업을 하면서 사무실을 구하다가 우연히 지식산업센터 분양을 받게 되었는데, 지금은 2배 넘게 올랐다고 한다. 


지산의 장점은 적은 돈으로 투자가 가능하다는 점이다. 요즘 주택 투자는 수억으로 투자할 수 있는 곳이 거의 없다. 그런데 지산은 몇천만 원으로 투자할 수 있다는 것이다. 대출이 많게는 80~90%까지 된다고 한다. 

지인의 얘기를 들은 후로 관심을 가지고 귀동냥을 하고 있었다. 


얼마 전 지산 분양 소식을 들었다. 지축역에서 걸어서 5분 거리에 현대에서 지산을 짓는다고 한다. 그나마 그곳은 처갓집 근처라 직접 가보니 지축역에서 걸어서 멀지 않고, 주변은 은평 뉴타운 근처라 나빠 보이지 않아서 투자를 해보리라 마음을 먹었다.


소개받은 분양대행사 직원을 통해 분양 일정이며, 평당 분양가며 물어보는데 수개월 동안 속 시원한 답을 하지 않아 답답했다. 분양대행사 직원이 지산 분양은 아파트 분양과 달리 ‘깜깜이 분양’이라고 했다. 시행사가 분위기를 봐가며 자꾸 분양가를 올리려고 분양 직전까지 알려주지 않는다고 한다. 


알고 보니 부동산 규제로 아파트 투자가 막히다 보니 사람들이 더욱 몰려 분양을 하는 시행사가 배짱 장사를 하기 때문이란다. 최근에 분위기는 지산 분양하는 곳마다 분양 가격을 계속 올려서 분양을 해도 100% 완판 분양이 된다고 한다. 또한 얼마 지나지 않아 프리미엄까지 형성되고 전매가 허용되다 보니 투자자가 길게 줄을 서는 형국이란다. 분양대행사 직원도 과열 분위기와 높은 분양가를 걱정할 지경이다. 


처음에는 ‘초치기 분양’을 할 것 같다고 소식이 들렸다. ‘초치기’는 또 뭐야? 오피스텔 분양 현장에서 사용하던 방법으로 시행사가 지정하는 시간대에 초까지 정확히 일치시켜 입금을 먼저 하는 사람이 분양을 받게 되는 방법이란다. 


예를 들어 10시에 입금이면 지정한 계좌로 10시 00분 00초에 입금한 사람이 분양을 받게 되고, 1초라도 빠르거나 늦으면 분양을 못 받는다는 것이다. 일주일 동안 분양대행사 직원은 ‘초치기’는 연습이 많이 필요하다고 했다. 꼭 분양을 받고 싶으면 일주일은 반복해서 연습해야 00분 00초에 맞출 수 있다고 한다. 그래서 일주일 동안 연습을 해보니 과연 00분 00초에 맞출 수 있다.


우여곡절 끝에 드디어 분양 공고가 났다. 최종 결론은 ‘초치기’가 아니고 ‘추첨 방식’이란다. 또 ‘추첨 방식’은 뭐란 말인가? 미리 서류로 법인 또는 개인사업자 정해 준 요건을 검증하고, 자격이 있는 사람들이 지정 계좌로 1개 호실당 천만 원을 입금하면 입금한 사람들 대상으로 추첨으로 결정하는 방식이란다.


그런데 모두가 1개 호실만 신청하도록 하는 게 아니다. 좋은 층수 좋은 위치 그리고 코너 자리 등 인기 있는 물건은 몇 개 호실을 묶어서 신청을 받는다. 시행사가 분양을 쉽게 할 수 있도록, 많은 호실을 분양하는 사람이 유리하도록 하는 것이다. 


분양을 받으려면 오늘부터 3일 동안 입금을 받게 된다. 추첨 방식이라 내가 배정받을 호실이 20평형인지 50평형인지 알 수도 없다. 분양평수가 다양해서 N개 호실 할 때 소요금액이 상당히 차이가 날 수 있다.  대충 호실 당 20평에서 50평까지 있다. 만약 20평 생각하고 2개 호실 신청했는데, 50평 2개 호실 뽑히면 소요자금이 2배가 된다.


내가 배정받게 될 호실이 A동인지 B동인지 몇 층인지, 정확한 평당 분양가가 얼마인지 신청할 때는 알 수가 없다. 정말 깜깜한 상태에서 분양 신청을 하게 생겼다. 이래서 ‘깜깜이 분양’ 이라고 하는 모양이다.


나는 몇 개 호실을 신청해야 할까? 주말 동안 고민해야 할 것 같다. 다음 주 화요일 입금 마감이고 이틀 뒤 목요일에 추첨하고 당일 잔여 계약금을 입금해야 한다고 한다. 나는 과연 분양을 받게 될까? 


- To be Continued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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