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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 숙소 사장
16화
펜션 청소 루틴
by
까칠한 현자까
Aug 26. 2021
3시 체크인. 11시 체크아웃
11시 전에 나가는 분들도 있고 조금 늦게 나가시는 분들도
있다. 대충 우리의 작업 시작 시간은 11시.
커피 한잔을 마시고 고무장갑을 낀다. 청소도구를 챙겨
객실로 들어간다.
들어가자마자 스멀스멀 나는 생선 냄새.
객실에서 냄새나는 생선 조리는 금해달라 했거늘.
내 맘 같지 않다.
남편은 침실로 들어간다.
이불. 베개커버를 싹 벗기고 욕실 앞으로 수거를 시작한다.
가끔 시간적 여유가 있을 땐 노래도 튼다. 청소기를 돌린다.
고무장갑 낀 와이프는 주방. 화장실 담당이다.
우선 쓰레기통에 분리수거를 한다.
쓰레기통을 비우고 쓰레기통을 닦는다.
주방 음식물 쓰레기통을 비운다.
개수대에 음식물도 처리한다. 수세미에 거품을 가득 내고
설거지를 한다. 설거지를 하고 가시는 분들이 많다.
정말 내 집처럼 깨끗하게 해 두시는 분도 있지만
설거지에 영 재능이 없는 분들도 있다.
원래 놓인 자리에 그릇을 다 정리한다.
물기 제거도 하고
인덕션 위에 떨어진 양념을 닦는다.
이리 열정적으로 어떤 요리를 해 드신 걸까.
원래도 좋아하지 않지만 여름엔 수박이 제일 말썽이다.
곳곳에 떨어진 수박씨의 파편.
펜션 청소를 해보니 수박과 죠리뽕은 극혐이다.
음식물 쓰레기통도 껍질로 가득하다.
냉장고 문을 연다. 하얀 벽에 김치 국물이 묻어있다.
속상하다. 어서어서 얼룩을 지워야 한다. 냉장고 청소 안 한다고 더럽다고 컴플레인 듣고 싶지 않다.
식탁의자 손자국까지 닦는다. 식탁 다리 곳곳에 뭍은 얼룩들. 아이들의 손자국. 음식 파편들.
전자레인지. 밥솥 하나하나 열어봄은 필수다.
주방 바닥까지 물걸레질을 한다. 한 구역이 끝났다.
잠시 숨 고르고 와이프 두 번째 구역 화장실로 간다.
그사이 남편은 거실. 방들 청소기를 돌리며
바닥을 닦는다. 집에서 빨래해온 뽀송뽀송한 새침구로
교체한다.
건조기를 돌리며 주름 잡힌 곳은 섬유탈취제를 살짝 뿌려가며
깔끔하게 펼쳐준다. 향과 주름 일타이피다.
소파 위 사이사이 먼지들과 남겨진 과자들. 청소기 비싼 걸로 업그레이드하고 싶어 진다.
화장실에 입성한다.
우선 락스와 퐁퐁의 황금비율을 맞춘다.
화장실 쓰레기통을 비우고
거울. 샤워부스. 세면대에 가득 거품칠을 해준다.
그리고 변기에 손을 넣는다.
고무장갑 덕분에 덜 무섭다. 고맙다. 고무장갑아.
바닥 곳곳에 얼룩과 벽면
락스 향이 스멀스멀 올라오는 욕실에 나 혼자 버블 파티를
즐긴다. 버블 파티가 끝나면 냉수마찰.
샤워기의 냉수를 욕실 곳곳에 뿌려준다.
변기에도 시원하게 뿌려주고 거품 가득 찬 변기를 만난다.
시원하게 눌러준다. 거품과 같이 뿌지직 내려가는 게
속이 다 시원하다.
화장실 거울과 샤워부스에 깔끔하게 물기 제거를 한다.
우선 거울은 스퀴즈로 물기 제거가 필수.
깔끔하다. 마지막으로 내려보낸 하수구에 머리카락들을 싹 치운다. 역시나 고무장갑 친구가 있어 두렵지 않다.
건식 부럽지 않은 화장실로 싹 만들고 나면
거울장 안에 뽀송뽀송한 수건을 가득 넣어드린다.
다음 구역은 현관이다. 들어오는 입구 먼지도 싹 걷어내야 한다. 해변에서 들어온 모래.
어디서 왔는지 모르는 흙. 싹 닦아 낸다.
이제 곳곳에 먼지들을 닦을 차례다.
거울에 얼룩. 문손잡이.
침대 옆 조명. 곳곳 소품들 위 먼지들을 닦아준다.
티비. 리모컨 까지도 구석구석.
방청소를 끝낸 남편은 가장 중요한 돌돌이질을 한다.
누가 개발했을까.
청소 도구 중 가장 필요한 게 바로 돌돌이.
작은 먼지 혹시나 청소하며 우리가 떨어뜨린 머리카락까지
돌돌이 녀석 청소계의 효자다.
창틀. 문틀 곳곳에 사이사이 빠진 건 없는지
혹시나 놓친 건 없는지 보고 또 본다.
그리고 밖으로 나와 바비큐 그릴을 치울 차례다.
기름때 제거로 싹 뿌리고 수세미로 쓱쓱.
기름때 제거한 바베큐는 다음 손님을 위해 새 숯과 토치
고기 망. 장갑까지 세팅해두고 준비 끝
이제 분리수거한 쓰레기를 차에 싣는다.
음식물 쓰레기도 챙기고
마당청소를 한다.
그뿐인가..
제비 똥 청소도 한다.
모든 일정이 끝나면 집으로 퇴근한다.
집 청소는 오늘도 패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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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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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에 살고있습니다. 여행을 사랑하는 여행블로거입니다. 맥주를 사랑합니다. 1권의 책을 출간 했지만 팔리지 않는 저자의 삶을 기록합니다. 제 글에 극찬해줄 편집자를 기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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