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 재밌나? 내 글

by 까칠한 현자까

흔히들 말한다. 밤에 감수성이 넘치는 시간 글을 쓰면 다음날 아침 충격적인 글을 만나게 된다고. 내 몸 안에 누가 다년간 냥 내가 아닌 누군가가 글을 쓴 거 같다며. 감정이 널뛰는 날 쓴 글은 쓸 수도 없다라고. 그렇게 다들 퇴고의 중요성을 말하며 첫 원고들은 쓰레기라 말한다. 쓸만한 것은 하나도 없다고.



어이가 없겠지만 신기하게도 나는 아니다. 술 먹고 쓴 글도 감수성에 취해 쓴 글도 맨 정신에 다시 읽어도 재밌다. 많은 이들이 글을 쓰고 한참을 묻어두고 새로운 내가 되어 글을 다시 보라 조언한다. 난 몇 년이 지나고 다시 봐도 재미있다. 내 글이. 비행기 안에서 메모장에 휘갈긴 글들도 자다가 갑자기 미쳤어 이건 써야 해 하며 남긴 수많은 메모들. 내가 썼지만 언제 내가 이런 걸 썼지? 싶을 만큼 꿀잼이다.



나만 재밌나?


수많은 작가들은 말한다. 첫 원고가 너무 부끄럽다고들. 물론 나도 손발이 오그라들 만큼 부끄럽고 어이없는 글들이 있다. 하지만 거의 대부분 처음 쉼 없이 써 내려간 글들은 한참이 지나도 읽고 또 읽어도 재미있다. 아 진짜 잘 쓴 것 같은데? 와 진짜 너무 웃긴데~ 당장 이 글을 쓰기 전편 우리 집 남자들 관찰기도 쓰고, 읽는데 너무 재미있더라. 이거 진짜 라이킷 좀 받을 것 같아 라며 호기롭게 발행버튼을 눌렀다.


결말은 에????

1시간에 라이킷이 1개다.


정말.. 나만 재밌나? 내 글.?



도대체 왜? 지난 글도 지지난 글도 발행 버튼을 누르며 아 이번에 대박 나는 거 아니야? 히죽거리며 글을 올렸다. 변방에서 이렇게 재미난 글을 쓰는 사람이 있다는 걸 편집자님들이 좀 알아야 할 텐데 싶었다. 진짜 너무 숨어있어서 안 보이는 건 아닐까라는 수많은 헛물을 들이키며 발행했다. 이번글이 떠오르면 변방에 있는 날 찾아올 거야 라며. 수년 전 나를 찾아냈던 출판사 대표님처럼 나를 찾아줄 누군가가 있을 거라며 말이다. 하지만 역시나 라이킷은 거지 같았다. 브런치 홈에 올라오는 수많은 글들을 본다. 라이킷 수 별거 없다. 글? 미안하다 내가 쓴 게 더 재미있다. 그럼 왜?



누구는 하루아침에 구독자 많은 작가가 되고 대박을 경험했다 한다. 브런치의 은총을 받으며 승승장구하는 수많은 사람들이 궁금하다. 브런치 홈판의 은총과 하루아침에 구독자수가 폭발하는 로또의 방법. 나에게도 그런 대박의 행운을 기다린다.


나는 오늘도 나 혼자 재미있는 글을 쓴다.

언젠가는, 이 재미를 누군가와 나누게 될 거라는 근거 없는 기대를 품고서.



오늘, 내 글 하나가 에디터픽에 올라갔다.

대단한 숫자는 아니었고,
세상이 뒤집히는 일도 없었다.

그래도 이상하게,오늘은 덜 외롭다

이게 얼마만의 에디터픽이더냐.

다음은 구독자 급등 작가로 한번 보내주시렵니까?


풍악을 울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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