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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구환회 May 20. 2021

'그때 할걸', '하지 말걸' 후회 멈춰!

미드나잇 라이브러리

'왜 많이 팔렸지' 궁금한 이번 주 급상승 도서

[2021년 5월 2주] 5/10~5/16


삶은 '이것'의 연속이다. 예를 들면 오늘의 시대정신을 반영하는 대표 '이것'은 '후회'다. '그때 살걸.' '그때 팔걸.' '그때 팔걸이라고 생각했을 때 그냥 팔걸.' 복기가 꼬리에 꼬리를 문다. 단지 투자에 한해서만은 아니다. 후회는 매 순간 '그때 할걸'과 '하지 말걸' 사이를 무한 왕복하는 모든 현대인의 가장 가까운 동반자다. 그리고 항상 잘한 선택보다는 잘못한 선택이 더 깊게 마음에 남는다. 그만큼 마음의 여유와 안전망이 없다는 뜻이기도 하다. 늘 쫓기는 듯한 우리에게 소설 『미드나잇 라이브러리』는 말한다. "후회 멈춰!"



줄거리는 단순하다. 되는 일 하나 없다. 함께 살던 고양이는 죽었다. 해고까지 당해 좌절감에 휩싸인 주인공 노라 시드. 밤 23시 22분 그는 유서를 쓰고 약을 먹는다. 그러나 눈을 떠보니 낯선 도서관으로 이동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서가를 가득 채운 책은 자신이 살았을 수도 있는 무한한 다른 삶이다. 노라는 사서 엘름 부인의 안내에 따라 다른 인생을 하나씩 체험해 본다. 후회 없이 완벽한 단 하나의 인생을 찾을 때까지. 이 긴 여정의 끝에서 기다리고 있는 결말을 예상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 지금 살아있다면, 모든 순간이 소중하다.


10년 전과 같이 지금도 스타 외국 소설가 TOP 4는 히가시노 게이고, 베르나르 베르베르, 무라카미 하루키, 기욤 뮈소다. 작가 파워가 중요한 외국 문학 시장에서 신데렐라 작가와 작품의 탄생은 드문 일이다. 매트 헤이그는 그동안 국내에서 널리 알려지지 않은 작가. 그럼에도 『미드나잇 라이브러리』는 셀럽 추천 등 외부 이슈 없이도 천천히 그리고 조용하게 베스트셀러에 올랐다. '그 무엇도 되지 않아도 괜찮아. 나는 이미 나니까.' 지난 일을 후회하지 말고, 다른 사람이 원하는 내가 되기 위해 애쓰지 말라는 메시지가 큰 공감을 얻었다.



폭넓은 독자에게 교훈을 주는 현대사회 우화다. 단, 다른 방향에서도 읽게 된다. 노라가 살아보는 모든 삶은 불행 쪽으로만 기울어 있다. 정해 놓은 결론을 뒷받침해주는 에피소드를 모은 구성은 다소 평면적이다. 또한, 세상 속 사회와 구조의 장벽을 개인적 긍정만으로 넘어서기는 쉽지 않다. 현실로 복귀한 노라가 충만한 새 삶을 살아가기 위해 들여야 할 노력은 가볍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변화는 언제나 낙관에서 시작한다. 작가는 힘겨운 일상 극복에 작은 동력이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이야기를 썼다. 이 '선의'에 초점을 맞추어 읽으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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