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테리어의 시작은 업체 선정부터.
먼 길 돌아 드디어 인테리어 이야기를 할 수 있게 되었다.
이쪽 세계엔 통 문외한이었던 나는 셀인*과 턴키**라는 단어도 최근에서야 알게 되었다. 맞벌이 직장인이자 워킹맘에게 셀프 인테리어라니. 어울리지 않는 단어다. 자연스럽게 인테리어 업체 선정을 위한 써칭이 시작됐다.
*셀인 : 셀프 인테리어의 준말. 소비자가 직접 시공.
**턴키 : 제품을 곧바로 사용할 수 있는 상태로 완성하여 고객에게 인도하는 것. 오늘날 인테리어 전반을 업체에게 위탁하는 방식
알아보니 작금의 인테리어 업계는 아마도 황금기를 맞이한 듯 보였다. 하루에도 수천 장씩 SNS를 통해 쏟아지는 비포 & 애프터 사진들은 어딘가 다 비슷비슷해 보였지만 이런 아름다운 집을 이제 곧 나도 갖게 될 생각에 마냥 설레기만 했다.
최근에 인테리어를 한 옆 동네 회사 후배가 있어서 커피 한잔을 핑계로 도움을 청했다. 인테리어 할 때 어땠냐고 하니 끝나고 이사를 들어가 첫 발을 딛는 그 순간이 너무나 감격스러웠다고 했다.
“아 내가 살아서 이 집엘 들어가는구나.”
스트레스가 심해서 일찌감치 요절하는 줄 알았다고 그녀는 말했다. 참고로 그 말을 듣고 당시엔 웃었는데 지금은 마냥 웃을 수만은 없게 됐다. 그 마음이 어떤 것인지 이제는 너무나 잘 알기 때문에.
결론적으로 후배는 자신이 진행한 업체는 딱히 추천하고 싶지 않다고 했다. 사장님이 실력은 있는데 꼼꼼하지 못한 부분이 있고 집주인이 하나하나 신경 써야 하는 부분들이 많아 힘들었던 듯했다.
그리고 괜히 유명 업체 찾아 멀리 갈 필요 없이 근처에서 하는 것도 방법이라며, 동네 업체라면 이미 현장에 대해 나보다 잘 알고 있는 경우가 많아 그만큼 소통이 편할 수 있다는 꿀팁도 알려주었다.
고르고 골라 세 군데 정도로 업체가 추려졌다.
상담에 앞서 먼저 준비해야 할 것이 있었다. 바로, 내가 원하는 인테리어 콘셉트이다. 열 마디 말보다는 마음에 드는 사진 등을 많이 준비해 두는 것이 좋은데 나 역시도 셀인 카페와 오늘의 집 등에서 도움을 많이 받았다.
셀인 카페. 얼마 전 신혼살림을 차린 동생이 인테리어 할 때 필수라며 한 네이버 카페를 소개해주었다. 그렇게 알게 된 그곳은 실로 대단한 곳이었다.
절반도 안 되는 가격으로 셀인을 완벽하게 성공한 능력자라든가, 인테리어에 대해선 모르는 게 없는 전문가들이 넘쳐나고 입이 떡 벌어지는 완벽한 집 사진들이 즐비한 곳.
각종 SNS 등을 뒤져 예쁜 집 사진을 저장하다 보니 나의 취향도 제법 추려지는 것 같았다.
원하는 콘셉트를 정했다면 공사 범위를 한정하고 굵직한 자재들은 어느 정도 미리 결정해 두는 것이 좋다.
어차피 우리가 상담을 받는 목적은 원하는 디자인의 견적가를 받기 위함 아니던가. 견적의 차이는 결국 공사 범위와 사용 자재에서 나오게 되어있다.
집 상태에 따라 전체 또는 부분 리모델링을 진행할지.
또 주방 가구와 붙박이 장을 새로 제작할 것인지 리폼만 할 것인지.
조명 및 전기 공사를 진행할 것인지 등을 고민해야 한다.
자재를 예로 들면 바닥재는 마루인지 타일인지 장판인지.
벽지는 일반 실크 벽지인지 디아망인지.
몰딩이나 문선, 걸레받이는 어떻게 할 것인지.
코시국을 지나며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아진 탓일까 바야흐로 인테리어 업계가 호황인 듯했는데 그 시기 혜성처럼 떠올라 유행을 선도하는 업체가 있었다.
유튜브로 시작한 듯한 그 업체는 많은 것이 없는 인테리어 디자인을 지향했는데 무문선, 무몰딩, 무걸레받이 등 대부분이 없을 '무'였다.
그리고 희한하게도 있는 것보다 없는 것이 더 비싼 인테리어의 세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