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사가 마무리되는 마감 미팅 날에는 동생 내외도 다녀갔더랬다.
건설 회사에서 일하는 동생은 현재 조카를 낳고 육아 휴직 중이었다. 백일 밖에 안 된 조카를 친정집에 맡기고 고맙게도 우리 집을 봐주러 여기까지 와준 것이었다.
그녀는 자신의 전문 분야를 살려 꼼꼼하게 하자 점검을 해주었다.
"언니 이거 봐봐. 이거 다시 해 달라고 해.."
그녀가 은밀히 일러주면 아바타처럼 내가 실장에게 전달하는 과정이 반복됐다.
그녀는 대단지 아파트 공사에 비해 이 정도면 하자가 없는 편이라고 했다. 깔끔하게 잘 되었다고.
그리고 공사 기간 내내 통 발길을 하지 않던 남편도 드디어 새 집에 모시게 되었다. 그는 천천히 집을 한 바퀴 둘러보더니 말했다.
"괜찮네. 나쁘지 않다."
인색한 그에게 이 정도면 칭찬인 셈이다. 나는 마치 업무 고과를 받듯 뿌듯함을 느꼈다.
내가 보기에도 우리 집은 예뻤고 썩 마음에 들었다. 그래 고생한 보람이 있어.
이제 이사만 잘하면 된다. 10여 년 만의 이사를 위해 나는 지난 몇 달간 열심히 당근 거래를 하고 안 쓰는 물건들을 비웠으며 조금씩 짐을 싸 놓기도 했다.
인테리어 하면서 회사 일하고 아이 케어, 집안일, 이사 준비, 드라마도 챙겨 보고 틈틈이 블로그까지 하는 나에게 친구들이 말하길 혹시 헤르미온느의 타임 터너 시계* 라도 쓰는 거 아니냐고 했다.
(*타임 터너 시계 : 해리포터 시리즈에 나오는 시간을 되돌리는 마법 시계)
그만큼 체력은 어느 정도 자신 있다 생각했는데 이사를 겪어보니 그것은 과대평가였다.
인테리어가 정신적 고통이라면 이사는 육체적 고통, 그 자체였는데 일단 몸이 힘드니 그 어느 것도 제대로 할 수가 없었다.
드라마라니, 블로그라니요? 평소 수면의 질을 누구보다 중요시하며 침실에 암막 커튼을 필수로 달던 나는 그 큰 창에 커튼 한 장 없이 내리쬐는 햇볕에도 기절하듯 잠들고 알람 소리에 소스라치게 깨어났다.
정말이지 한여름 삼복더위에 이사는 쉬운 일이 아니었다. 이사를 하고 며칠 사이에 몸무게가 또 줄어버렸다.
다이어트에 성공하고 싶으신 분들께 이사 역시 추천한다. 인테리어+이사면 더 좋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