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숙한 서울, 낯선 여행: 가볼만한 곳 4

by 호텔 몽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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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휴가 계획은 늘 '서울 밖'으로 향해 있었습니다.

서울은 '여행지'가 아니라 '일상' 그 자체였으니까요. 매일 출퇴근하는 지하철, 빽빽한 빌딩 숲. 그저 벗어나고 싶은 곳이었죠.

그런데 하루는, 마음먹고 '관광객'이 되어보기로 했습니다. 익숙한 버스 노선 대신, 일부러 낯선 골목으로 발길을 돌려봤죠. 그리고 깨달았습니다. 저는 제 도시를, 서울을, 하나도 모르고 있었더군요.

제가 '여행자'의 눈으로 다시 발견한, 서울의 낯선 풍경 4곳입니다.


1. 서촌 : 경복궁의 진짜 얼굴은 '옆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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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늘 경복궁 '안'으로만 들어가려 하잖아요.

그런데 진짜 매력은 그 옆, '서촌' 골목에 숨어있었어요. 경복궁 돌담길을 따라 걷다가, 좁디좁은 골목으로 꺾어 들어가는 그 순간.

시끄럽던 차 소리가 순식간에 사라져요.

낮은 한옥 지붕들, 간판도 없는 작은 서점, 우연히 발견한 갤러리. 마치 '서울의 시간'이 이곳만 비껴간 것 같았죠. '빨리빨리'를 외치던 서울에서, 가장 느리고 다정한 걸음을 걸었습니다.


2. 성수동 : '공장 냄새'가 '커피 향'이 되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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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성수동... 너무 '힙'해서 좀 피했어요.

사람도 많고, 다 똑같은 공장형 카페일 거라 생각했죠.

그런데 평일 낮, 작정하고 걸어본 성수동은 좀 달랐어요.

아직도 '철컥-' 소리를 내는 낡은 인쇄소와 수제화 가게 사이로, 세계적인 브랜드의 팝업 스토어가 들어서 있더군요. 낡은 붉은 벽돌에서 풍기는 묘한 잉크 냄새와, 그 바로 옆 카페의 진한 커피 향.

그 부조화. 그게 성수동이었어요.

서울의 '과거'와 '현재'가 가장 치열하고 멋지게 공존하는 현장이었습니다.


3. 서울숲 : "여기가 정말 서울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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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원이 거기서 거기지"라고 생각했던 저, 반성합니다.

서울숲은... 차원이 달랐어요. 특히 11월, 늦가을의 서울숲은 뉴욕 센트럴 파크 부럽지 않더군요.

바스락거리는 낙엽을 밟으며 한참을 걷는데, 저 멀리 '꽃사슴'들이 풀을 뜯고 있었어요. 그리고 그 사슴들 너머로, 저 멀리 초고층 아파트가 병풍처럼 서 있는 거예요.

이 비현실적인 풍경.

가장 치열한 도시 한복판에서, 가장 완벽한 자연을 만나는 이 기분. 서울이 제게 준 가장 큰 위로였습니다.


4. 익선동 : 밤에 더 빛나는 한옥의 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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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선동. 솔직히 여기도 '관광지' 같아서 잘 안 갔어요.

하지만 '밤'의 익선동은 완전히 다른 얼굴이었습니다.

해가 지고, 좁은 골목마다 얽힌 전구에 '탁-' 불이 켜지는 순간.

마치 거대한 미로 속 보석상자에 갇힌 기분이었죠. 유리로 덮인 천장 아래, 낡은 한옥 처마 밑에서 사람들이 와인을 마시고, 웃고, 이야기하는 그 풍경.

낮의 분주함은 사라지고, 오직 따뜻한 불빛과 낭만만 남은 그곳.

서울의 밤이 이렇게나 아늑할 수 있다는 걸, 그날 처음 알았습니다.




서울은 '사는 곳'이 아니라 '여행하는 곳'이기도 했습니다.

어쩌면 가장 멋진 여행지는,

우리가 벗어나려 했던 그 일상 속에 숨어있었는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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