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덜컹, 덜컹.'
기차 바퀴가 철로를 스치는 그 규칙적인 리듬.
저는 그 소리가 좋습니다. 마치 "지금은 아무것도 안 해도 돼"라고 토닥여주는 것 같아서요.
운전대를 잡느라 놓쳤던 풍경들, 내비게이션의 잔소리 대신.
그저 네모난 차창이라는 액자 속에 담긴 계절의 변화를 멍하니 바라보는 시간.
기차 여행은 도착하기 위해 떠나는 것이 아니라, 그 '과정'을 즐기기 위해 떠나는 것입니다.
느리게 흘러서 더 아름다운, 국내 기차 여행지 3곳을 소개합니다.
기차 여행의 '클래식'이자 '로망'입니다.
청량리에서 밤기차를 타고 새벽을 달려 도착한 곳.
안내방송이 나오기도 전에, 창밖이 온통 푸른색으로 변하는 순간의 전율.
기차에서 내리면, 승강장 바로 옆이 모래사장이고 파도입니다.
역사(驛舍) 밖으로 나갈 필요도 없습니다.
철로 위에 서서, 밀려오는 파도 소리를 듣고 짠 내 섞인 바람을 맞는 그 비현실적인 경험.
가장 낡은 무궁화호를 타고 가야 제맛입니다.
느리게 달리는 기차 안에서, 점점 밝아오는 여명을 바라보는 것.
그것은 단순한 이동이 아니라, 밤을 건너 아침을 맞이하는 숭고한 의식 같습니다.
KTX가 서는 현대적인 곡성역이 아니라, 그 옆 '구 곡성역(기차마을)' 이야기입니다.
이곳에는 지금도 시커먼 연기를 내뿜으며 달리는 '증기기관차'가 있습니다.
"뿌우-" 하는 묵직한 기적 소리와 함께 기차가 출발하면,
오른쪽 창가에는 유유히 흐르는 섬진강 물결이, 왼쪽에는 철따라 피어난 꽃들이 영화처럼 스쳐 지나갑니다.
덜컹거리는 나무 의자에 앉아 강바람을 맞으며 달리는 10km의 구간.
빠르게만 변해가는 세상에서,
유일하게 시간이 거꾸로 흐르는 듯한 아날로그적 위로를 받을 수 있는 곳입니다.
서울 용산에서 1시간 남짓.
'ITX-청춘'이라는 이름부터 설레는 기차를 탑니다.
이 기차의 묘미는 국내 유일의 '2층 객차'입니다.
운 좋게 2층 창가 자리를 예매했다면, 평소보다 높은 시선으로 북한강의 물줄기를 내려다볼 수 있습니다.
강물 위로 윤슬이 반짝이고, 가평과 강촌을 지날 때마다 풋풋했던 대학 시절의 기억이 소환됩니다.
춘천역에 내려 닭갈비 골목을 걷고, 소양강 스카이워크 위를 걷는 하루.
가깝지만 완벽하게 서울을 벗어난 느낌.
가장 가볍게 떠나서, 가장 짙은 '젊음'의 공기를 마시고 올 수 있는 여행입니다.
기차 여행의 묘미는 '기다림'에 있습니다.
플랫폼에 들어오는 열차를 기다리고,
창밖의 풍경이 바뀌기를 기다리고,
목적지에 닿기를 기다리는 시간.
그 기다림의 미학이 사라져 가는 시대에,
기차표 한 장은 우리에게 '속도' 대신 '여유'를 선물해 줍니다.
https://hotel-monkey.com/ktx-srt-booking-tips-and-discounts/
https://hotel-monkey.com/hotel-booking-apps-comparison-yanolja-agoda-tri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