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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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긋난 시간은 나를 혹은 그대를 바꿔놓고,
우리는 변질된다.
눈치채지 못할 만큼
자그마한 파편까지 달라지겠지만,
우리는 과거에만 잔존하고
그 외의 설명들은 무기력하다.
어긋난 시간의 한가운데를 베어내어
일그러진 시기를 온전히 펴내고만 싶은
후회의 밤들을 지나친 후에야,
흩어진 조각들은 형태를 띠고
지나친 장면들이 비로소 사유(事由)로서 나타난다.
세 시 이십칠 분,
나는 햇빛이 아롱거리는 한낮인 줄 알았건만
그대는 달빛만이 은은한 새벽의 중간에 서있었다.
그리하여 우리의 시간은 그 틈을 좁히지 못하고,
어긋나다 못해 하릴없이 그 끝을 맞이했을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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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