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과 편안함에 관하여
-
지금이야 혼밥, 혼영 등 혼자 무언가를 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일이 되었지만, 5년 전만 하더라도 혼자 밥을 먹거나 영화를 본다고 하면 주변에서 왜 굳이 혼자 그러냐고 물어보던 때가 있었다. 하지만 나는 꽤나 어렸을 때부터 혼자서 지내는 것이 편한 사람이었다. 친구들은 부모님과 같이 자고 싶어서 안방 침대로 슬쩍 들어가던 그 나이쯤부터 나는 혼자 자는 것이 훨씬 편해서 부모님 품에서 벗어나 혼자 잠을 자러 가던 아이였다.
-
그때부터 시작해서 혼자 무언가를 하는 것이 너무 편한 탓에 혼자 밥을 먹고 카페에 가고 영화를 보고 쇼핑을 하고(결정장애 탓에 옷 하나 고르는데도 오래 걸리긴 하지만), 떠나는 것 까지도 종종 혼자서 한다. 물론 사람들과 함께 하는 것도 좋아하고 그것이 더 즐거울 때가 있지만, 사람을 만나는 시간이 있으면 혼자 있는 시간도 꼭 필요로 하게 된다. 그래서 누군가가 편안함에 대해서 묻는다면 아무래도 그냥 혼자 하고 싶은 걸 하고 싶은 대로 하는 게 편안함이지, 하고 대답하곤 했다. 그것만이 진정 편안한 것인 줄로만 알았던 적이 있었다.
-
그랬던 내게 그 사람은 '우리'의 편안함에 대해서 알려주었다. 우리는 다르지만, 나는 나답고 너는 너답고, 그저 그 모습이 우리인 것을. 우리는 서로 꽤나 다른 사람이었는데도 같이 있으면 나는 그렇게나 편하고 즐거웠다. 그래서 나는 그 시절에 '아, 혼자 있는 것만이 편안한 게 아니구나. 편안함에도 여러 갈래가 있는 거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그즈음해서 나는 혼자만의 편안함이 그만 지루해져 버렸고, 우리의 편안함을 더 좋아하게 되었다.
-
우리로서 편하게 지낸다는 것은 다소 이해가 안 가고 괴로울 때도 있겠지만, 서로의 다름을 그대로 받아들일 때 비로소 가능한 일이었다. 그 다름을 받아들이는 과정에서 어반자카파의 'river'라는 노래의 가사 중 한 부분이 많은 도움이 되었다. '이해할 수 없는 것은 이해하지 말고, 그저 믿어주면 돼요.' 어쩌면 이 상황에 맞지 않는 것 같기도 하지만, 어쨌든 나에게는 이 가사가 많은 도움이 되었다. 그러니 ‘우리의 편안함’을 알려주는 사람이 있다면 저 문장을 마음속에 새기고 조심스레 고백해보자.
"그러니까, 이상하게 들릴지도 모르겠지만, 나를 매일 괴롭혀줘. 그럼 나는 언제까지나 너를 좋아하게 될 거야."
-
2019.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