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별 그 후의 아픔까지 사랑인가에 대해 생각하다가
사랑에 대해 생각할 때면 이별까지 떠올리는 것이 자연스럽게 느껴진다. 채 사랑을 하기도 전에 사랑의 종말까지 떠올리는 게 퍽 우습긴 하지만, 후에 따라올 그 모든 종류의 이별을 온당히 감내해 보겠다고, 건방진 다짐을 하면서 사랑은 드디어 시작되는 것인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침전했던 것들은 떠오르기 마련이고 맑아 보였던 물은 어느새 흙탕물이 되어 있곤 하니까. 시야는 뿌옇고 한 치 앞만 보이고 물을 잔뜩 들이마신 나는 네가 보이지 않아 현기증에 어지러워하고. 그것도 오래 지나고 보면 그냥 어느 때의 물놀이로 기억될까? 그러니까, 사랑의 시작이 이별의 시작이었던 거라면, 나는 그 모든 걸 그저 사랑으로 기억할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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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