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도 5월의 우리는
5월의 한가운데였다.
봄비라고 해야 하나, 부슬비가 하루 종일 내린 그 다음 날이었던 것 같은데. 기분 좋은 늦잠을 자고, 그걸로도 모자라 한참을 늦장 부리다가 해 질 무렵이 다 돼서야 차에 올라탔다.
그러고 보니 해가 꽤 길어졌구나.
네가 좋아하는 시간이었다.
이 무렵 이 시간의 노란 빛, 그 빛 아래 초록의 나무 그리고 오가는 시답잖은 농담.
네비게이션이 알려준 큰 길을 지나쳐 가로수가 서 있는 작은 길로 돌아갔다. 애써 대화 주제는 찾지 않았다.
창 밖으로 스치는 바람과 녹색의 풍경 속에서
안온하게 흐르는 침묵과 켜켜이 쌓이는 시간.
아마 우린 같은 생각을 하고 있었을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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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