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겨진 사람의 남겨진 이야기

‘어반자카파- 떠나는 사람, 남겨진 사람’을 듣고

by 형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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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나만의 이유로 너를 사랑했고,
너는 내가 알 수 없는 너만의 이유로 나를 사랑했다.
나는 더 많아진 이유들로 너를 더 사랑하게 되었고,
너는 내가 알 수 없는 너만의 이유들로 나를 사랑하지 않게 되었다.

나를 사랑하게 한 그 이유가 나를 사랑하지 않게 했을까, 나의 새로운 모습 혹은 익숙함 속에서 그 이유가 자랐을까. 어쨌든 나는 너를 여전히 사랑했고, 너는 나를 사랑하는 것을 멈췄다.

하지만 너조차 몰랐을 이유들로, 너조차 몰랐던 감정이 그 때 거기 있었는지도 모른다. 어쩌면 너는 나를 여전히 사랑하고 있었는지 모른다.

그냥 가끔 어쩌면, 하고 생각할 뿐이다.
사실 그랬으면 좋겠다, 하고 생각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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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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