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의 이름을 되뇌이며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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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그 사람을 좋아하고 있는지 알아보려면 입으로 소리 내어 그 사람의 이름을 되뇌어 보라는 말을 들은 적이 있어. 나는 그 얘기를 듣자마자 너의 이름이 떠올라, 친구에게 전화가 왔다는 핑계를 대고 혼자 밖으로 나가 너의 이름을 소중하고 나지막하게 속삭여보았지.
세상에는 좋아해, 사랑해, 보고 싶어 같은 사랑의 말들이 한가득 있지만, 그때 이후로 나에겐 너의 이름 세 글자가 가장 큰 떨림이 되었어. 너의 이름을 혼자 되뇌어 볼 때마다 한결같이 어찌나 두근거리는지 아마 너는 모를 거야. 그래서 너의 이름을 처음 속삭여 본 그 날부터 하루의 사이사이 너의 이름을 소리 내어 꺼내 보는 게 나의 습관이 되었어.
이제는 혼자 너의 이름을 속삭이면 네가 돌아볼 때의 샴푸 향, 조금 더 동그래진 너의 눈매와 살짝 올라간 너의 입꼬리까지도 눈 앞에 선한데, 그게 날 얼마나 행복하게 만드는지 몰라.
언젠가 이런 나의 습관이 아픔으로, 슬픔으로 바뀔지도 모르는 일이겠지만, 지금은 내가 느끼는 이 떨림을 그러모아 너에게 주려 해. 이 마음 가득 담아 리시안셔스 한 송이 들고 너를 불러 볼 내일이 벌써부터 떨려오는 밤이야. 그럼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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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