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으로는 슬프면서 겉으로는 슬프지 않은 체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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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로 지새우던 가을밤, 달과 함께 너의 기억이 떠올랐다. 누군가 외로움에 기억을 더하면 괴로움 이라던데 나는 정말로 조금 괴로워졌다. 울지 않을 이유가 없었는데, 괜한 오기에 나오려는 눈물을 꾹 참았다. 보는 사람 하나 없고 듣는 사람 하나 없었지만, 그렇게 괜찮은 척을 했다. 떠난 내가 이토록 그리워한다는 것이 나조차도 바보 같아서. 그날 밤 꿈에서는 그리운 날의 모습 그대로, 네가 나왔다. 나는 그게 서러워 그만 펑펑 울어버렸다. 꿈에서 깬 나는 또 아무렇지 않은 얼굴을 하고, 잊는 법은 모르는 채 잊기 위해 슬픈 하루를 보내야겠지. 하지만 망각은 선물, 나는 선물 받을 만큼 착하지 않기에 또다시 기억하며 그리움에 가을밤을 보내야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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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