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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MG 저널 May 04. 2018

어서와, 글램핑은 처음이지?

가족들과 함께 즐거운 글램핑을 체험했습니다


‘화려한(glamorous)’과 ‘야영(camping)’이 만나 ‘화려한 야영’이라는 의미의 글램핑(Glamping). 오랜 한국 생활 동안 가정을 꾸리며 반쯤은 한국인이 된 현대엔지니어링의 글로벌 가족들이 글램핑 문화 체험에 나섰습니다. 현대엔지니어링 엔지니어링센터 프레드릭 오리오(Frederick Orio) 대리와 아재이 재인(Ajay Jain) 대리 가족이 이들입니다. 글램핑장 모닥불 앞에 나란히 앉아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는 이들에게 한국생활, 한국인, 가족의 의미에 대해 들었습니다.


우리 가족, 처음 글램핑 하는 날


자칭타칭 가정적인 남편이자 아빠라고 소개하는 프레드릭 오리오 대리. 일곱 살, 세 살 된 두 딸에게는 언제나 자상한 모습으로 보듬어줍니다. 오랜 타지 생활은 그에게 강한 책임감과 엄격함을 갖게 했지만, 가족 앞에서는 한없이 부드러워집니다.

“한국 생활이 벌써 7년째가 됐어요. 이제는 조금씩 알아듣는 말도 있고, 한국 문화에 익숙해졌지요. 물론 자연스러운 대화는 아직 어렵지만… 특히 사투리는 정말 알아듣기 어려워요. 가족들도 한국 생활에 적응이 되어 저보다 낫다고 생각이 들 때가 많아요. 오늘 글램핑에 대해서 어찌나 기대하던지, ‘지금까지의 캠핑과는 완전히 다른 경험이 될 거야’하며 새벽같이 일어나더라고요. 주말에는 좀 더 잠을 자두어야 하는데 딸들에게 들볶이느라 차량을 기다리는 시간이 이처럼 길 줄 몰랐다니까요.”

그는 오래전부터 가족과 함께 바닷가에 가서 작은 게를 잡거나 조개를 줍고 수영을 하는 등 특별한 시간을 보내고 싶었습니다. 또는 패러글라이딩이나 벌룬 투어를 하면서 하늘을 날고 자유로운 기분을 느껴보고도 싶었습니다. 가족에게 새로운 경험을 통해 행복과 즐거움을 선물하고 싶은 것은 모든 아빠의 공통적인 바람일 터. 그가 이날의 글램핑 체험을 고대한 이유입니다.

“아이들이 다양한 장소에서 색다른 경험을 해보면서 다름과 차이를 포용하는 사람이 되기를 바라요. 이번 글램핑에서는 함께 마시멜로 먹기 게임, 스푼에 계란을 올리고 뛰는 게임, 물병 던져 세우기 게임을 해볼래요. 생각만 해도 즐거울 것 같지 않나요?”

간단한 여장을 풀고 잠시 글램핑장 주변을 산책합니다. 봄이 왔지만 밤이 되자 바람이 제법 쌀쌀합니다. 아이들은 추운 줄 모르는지 잔디밭을 마냥 뛰어다니고 아빠는 술래잡기, 목마 태우기를 하며 열정을 불사릅니다. 깔깔깔 웃음소리가 울려 퍼지고, 숨이 차오른 아빠가 털썩 주저앉자 기운 내라며 양 볼에 뽀뽀를 해주는 아이들입니다.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순간, 가족의 이름으로 더욱 빛나는 오늘


아재이 재인 대리는 ‘가족을 보살피고 돌보는 사람’으로 자신을 소개합니다. 가족과 시간을 보내고 가족이 원하는 것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그의 삶에 가장 큰 책무입니다. 

“우리 가족과 함께 아름답고 특별한 장소로 글램핑을 떠나고 싶었어요. 사실 평범한 삶 속에서 휴식을 보내는데 이만한 장소를 찾는다는 건 쉽지 않은 일이잖아요? 아내와 딸과 함께 좋은 장소에서 좋은 기억을 만들 기회가 될 것 같습니다.”

2014년 입국해 5년 차를 맞은 한국생활, 의외로 적응은 쉬웠습니다. 다만 채식주의자인 그에게 한식은 제법 어려운 식문화였고 음식점을 찾을 때마다 고민이 많았습니다. 그러나 이 점만 빼면 이전부터 한국에 대한 인상이 좋았고 만나본 한국인들은 대부분 친절했다고 합니다.

업무 중이나 일상생활에서나 그가 느낀 한국이란 이미지는 배려와 이타심이 가득한 나라입니다. “우리 딸에게도 친절한 한국에서 자란 이야기를 들려줄 것”이라며 환하게 웃습니다. 

“할 수 있다면 딸과 함께 모든 활동을 하고 싶어요. 어린 시절로 돌아가 딸과 같이 배우고, 딸이 작은 눈을 통해 무엇을 보고 느끼는지 알고 많은 것을 경험시켜 보고 싶어요. 딸이 저를 친구처럼 대하고 숨김없이 표현할 수 있도록 키울 거예요.” 

글램핑 체험을 앞두고 이제 7개월 된 딸이 살짝 감기에 걸렸습니다. 안타까움과 간절함이 교차하는 시간이 오래 흘렀고, 다행히 출발하기로 한 날 새벽에 상태가 호전돼 겨우 차량에 몸을 실을 수 있었습니다. 혹시나 하여 챙긴 담요와 한국식 포대기에 몸을 칭칭 두르고 말입니다. 

“우리 가족에게 글램핑은 새로운 체험이거든요.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았고 다행히 아내도 딸도 즐거워해 줘서 다행이었어요.”

앞으로 딸이 커갈 때 지원을 아끼지 않는 든든한 아빠가 되고 싶다는 그. 다가오는 여름이면 한국의 여러 다양한 장소들을 둘러보고 싶다고 말합니다. 아내와 단란한 시간을 보냈던 동해의 정동진, 아름다운 섬 제주는 딸과 함께 곡 다시 가볼 것이라고 다짐합니다. 

“딸아, 너는 아빠와 엄마에게 마법과 같은 행복을 주고, 사랑의 진실한 의미를 깨닫게 해줬단다. 언제나 곁에서 미소와 함께하고 싶어. 네가 원하는 것이 바로 아빠엄마가 원하는 것임을 기억해 줘. 너를 늘 사랑하는 아빠가.” 


자연은 가족에게 주는 최고의 선물


이날 프레드릭 오리오 대리, 아재이 재인 대리 가족이 찾은 글램핑장은 경기도 남양주에 위치합니다. 레저 애호가들이 좋아하는 축령산이 보이고 북한강변이 바로 옆에 있어 호젓한 느낌마저 듭니다. 두 아빠가 도전한 것은 바비큐 구이. 삼겹살과 새우, 버섯 등 식재료가 푸짐합니다. 고기 섭취가 어려운 아재이 재인 대리는 고구마와 옥수수를 준비했습니다. 타닥타닥 소리를 내며 불길이 점점 커지고 삼겹살이며 고구마를 올려놓은 철망이 빨갛게 달아오릅니다.

프레드릭 오리오 대리의 두 딸은 마시멜로를 꼬챙이에 끼워 천천히 돌려가며 굽습니다. 생김새는 한국의 가래떡 같은데 식감은 부드럽게 녹고 맛은 한없이 달콤합니다. 아빠는 다 구워진 마시멜로가 뜨거울까 걱정되는지 연신 호호 입김을 불어줍니다. 아빠에게 주려는지 꼬챙이를 내밀자 크게 웃으며 괜찮다고 손사래를 칩니다.



“필리핀도 레저 문화가 크게 발달되어 있어요. 대부분 자연을 좋아하고 사랑하는 사람들이죠. 많은 사람이 숲길을 걷거나 등산을 하는데 먹는 것은 주로 돼지고기와 생선, 닭 등을 바비큐와 그릴에 요리하는 겁니다. 생활 수준이 높아지면서 반조리 된 음식이나 도시락을 싸 오는 사람들도 있어요.”

아재이 재인 대리는 “인도에서도 캠핑 문화가 있긴 하지만 한국처럼 활발하지는 않다”고 설명합니다.

“캠핑 문화라는 것이 단순해서, 놀이와 음식은 즐겨도 숙박은 호텔에서 하는 식이지요. 종종 해변에서 캠핑하는 사람을 보면 거의 외국인 여행자들이에요. 물론 인도는 국토가 넓기 때문에 지역마다 다를 수는 있겠네요.”

한국에서 즐겨본 글램핑 체험, 가족과 함께한 이 날의 추억에 대해 묻자 두 아빠가 이구동성으로 말합니다.

“가족들이 잠든 밤, 카라반을 나와 모닥불 앞에 서서 상공을 보니 하늘이 얼마나 예쁘던지요.” 
“한국에서 만난 가장 멋진 추억이었어요. 꼭 한 번 다시 경험해볼 거예요.”


장소. 더드림핑 

  

현대엔지니어링 사보 <사람과 공간> 2018년 4월호에서 원문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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