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직 봄에만 느낄 수 있는 분위기에 취해봅니다
거리마다 꽃향기가 가득하고, 바람이 살랑이는 바로 지금. 설렘이 일렁이는 계절, 봄입니다. 아름다운 봄이 그리는 풍경을 만나봅니다.
느린 풍경을 만나러 가는 길
따스한 햇살 한 줌, 싱그러운 바람 한 자락에 마음까지 맑아지는 봄입니다. 매년 오고 가지만 이 계절이 유난히 설레는 이유는 짧지만 강렬한 아름다움 때문일 겁니다. 땅은 싹을 틔우느라, 나무는 꽃을 피우느라, 벌은 꿀을 모으느라, 지천이 봄의 움직임으로 분주합니다. 봄은 찰나의 진풍경을 연출하고 금세 떠나지만 우리는 좀 느긋해지면 좋겠습니다. 길가에 핀 들꽃을 찬찬히 들여다보고 길이 만들어내는 풍경과 잔잔히 부서지는 파도 소리를 들으며, 걸음마다 채워지는 자연의 절경을 차곡차곡 마음에 담았으면 좋겠습니다. 어떤 계절은 아주 천천히 음미해야 합니다. 봄이 그렇습니다.
초록 융단 사이를 미끄러지듯 걷노라면
언 땅을 뚫고 돋아났던 보리 새순이 어느새 무릎만큼 자랐습니다. 모진 바람과 잔설을 이겨내고 지금의 푸름을 얻은 것이지요. 봄의 보리는 젊음 그 자체입니다. 햇살 향해 고개를 빳빳이 세우고 바람에 몸을 맡긴 채 싱싱한 자태를 뽐냅니다. 그래서 붙은 이름이 ‘청보리’로 보리의 청춘기라는 뜻입니다. 들판을 물들인 초록 물결 사이를 걷노라니, 따뜻한 생명의 숨결을 나눠주는 것 같습니다. 스르륵스르륵 속삭이는 노랫소리에 귀 기울이니, 지친 마음을 다독여주는 것도 같습니다. 이렇게 또 한번 자연에 빚을 집니다.
식이섬유 풍부한 건강 곡물
보리는 쌀에 비해 소화가 빠릅니다. 우리 몸은 쌀밥 50g을 소화하는 데 1시간 30분이 걸리지만 보리밥은 같은 시간에 100g을 소화합니다. 쌀과 보리를 7:3 비율로 섞어 밥을 해 먹으면 구수한 맛과 향은 물론 식이섬유소가 풍부해 건강에도 도움을 줍니다.
봄바람 타고 온 꽃향기에 취하다
전국에서 일제히 축제의 팡파르가 울려 퍼집니다. 샛노란 유채꽃, 터널을 이룬 벚꽃, 탐스러운 튤립 등 눈길 닿는 곳마다 꽃 잔치가 열립니다. 숲에서는 노루귀와 복수초, 바람꽃 같은 키 작은 야생화들이 얼굴을 내밀고, 포근한 바람에 꽃향기를 가득 실어 나들이객의 발걸음을 잡아끕니다. 식물은 향기를 내기 위해 무려 700종류 이상의 화합물을 사용합니다. 워낙 원료가 다양하고 꽃마다 본성이 달라, 그 향기를 분류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합니다. 은은하고 달달한 매화꽃 향, 짙은 달콤함이 매력적인 장미 등 수많은 꽃이 제각각 다른 향기를 품고 있다는 말이지요. 올봄 꽃구경에 나가서는 눈으로만 볼 것이 아니라 꽃향기도 음미해볼 일입니다. 냄새는 인간의 기억에 감정을 덧입히는 힘이 있어, 향기를 기억하는 사람은 시각만 자극해도 오감으로 느낄 수 있답니다.
봄꽃 사진 담는 꿀팁은?
꽃 한 송이를 한 화면에 꽉 차게 담고 싶을 땐 ‘접사 촬영’을, 많은 양의 꽃을 찍을 땐 조리개 값을 낮춰 뒤쪽에 위치한 꽃을 흐릿하게 만드는 ‘아웃포커스’ 연출이 좋습니다. 초보자들은 꽃을 촬영할 때 서서 아래를 향해 찍는 경우가 많은데, 자세를 낮춰 하늘을 향해 꽃을 촬영하면 감각적인 사진 앵글을 연출할 수 있습니다.
바다에서 나는 해독제, 해조류
봄 풍경 맞으러 나들이 계획을 세우지만 황사와 미세먼지를 생각하면 집 앞에 산책을 나가기도 꺼려지는 게 현실입니다. 그렇다고 이 좋은 계절을 그냥 흘려보낼 수는 없는 노릇. 외출 시 마스크 착용은 필수요, 위생 관리에 각별히 신경 써야 합니다. 여기에 하나 더, 미세먼지 잡는 해조류로 몸속에 쌓인 유해 물질을 배출하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해조류에는 체내 독소를 배출하고 혈액을 맑게 해주는 알긴산이라는 식이섬유가 풍부합니다. 특히 미역은 혈액순환에 도움이 되는 비타민 K와 독소 배출에 효과적인 칼륨이 풍부해 미세 먼지에 엉겨 붙어 있는 중금속이 몸 안에 축적되는 것을 막아주지요. 점액질 성분이 풍부한 파래, 톳, 매생이 등도 체내 독소를 배출하고 혈액을 맑게 하는 일등 공신입니다. 종류도 다양해 여러 메뉴에 활용할 수 있고 다른 채소에 비해 가격도 저렴하니, 매일 밥상에 두고 먹으며 건강을 챙겨야겠습니다.
해조류 구입과 손질 노하우
생미역은 줄기가 굵고 잎에 이물질이 없으며 광택이 있는 것을, 톳은 굵기가 일정한 것이 좋으며 너무 여린 것보다는 잎이 도톰해야 식감이 좋습니다. 파래는 초록빛이 돌며 덩어리가 묵직한 것을, 매생이는 푸른빛이 진하고 광택이 있는 것을 고릅니다. 해조류를 물에 오래 담가두면 알긴산이나 비타민 K가 손실될 수 있으니 흐르는 물에 빠르게 씻기를 반복해 세척합니다.
피부에 바르는 보약, 천연 팩
강한 자외선과 건조한 날씨에 그대로 노출되는 피부를 위해 봄에는 냉장고 속 식자재를 피부에 양보하세요. 채소와 과일로 만든 천연 팩은 화학 성분이 없어 신선하고 수분 공급 효과가 탁월하답니다. 각질이 일어나고 땅기는 건성 피부에는 우유와 꿀, 키위와 바나나를, 기름기가 많은 지성 피부에는 당근과 토마토가 잘 맞습니다. 또 해독 작용을 돕는 검은콩, 미백 효과가 있는 밀, 피부에 탄력을 더하는 율무 등을 섞은 곡물 팩은 봄날 피부 고민을 종결짓는 듬직한 해결사이지요. 일주일에 한두 번 홈메이드 천연 팩으로 광채 나는 피부 미인에 도전하세요.
천연 팩을 할 때 주의점
천연 팩이라고 전혀 자극이 없는 건 아닙니다. 특히 민감한 피부라면 반드시 팔목에 테스트한 후 얼굴에 바르도록 합니다. 또 시간이 지나면 성분이 변질되므로 1회 분량씩만 만들고 15분 이상 지속해서는 안 됩니다.
현대모비스 사보 2018년 4월호에서 원문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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