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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 쓰는 자몽 Jan 02. 2023

[일상] 퇴사를 하고 귀농을 했다.

반농반x의 삶을 꿈꾸며 도시에서 벗어나 제주도로 내려왔다.

제주도, 대한민국 최남단 섬.

남들에게는 꿈같은 휴양지로 느껴지는 이곳이 나는 항상 답답했다.

다양한 경험을 할 기회는 적고 보수적이고 다양성이 결여된 곳이라고 생각 되었다.

그래서 나는 항상 제주도를 벗어나는 것이 어렸을 적부터 나의 꿈이었다.

그래서 나의 목표는 어느샌가 "국제 사회서 나의 역량을 펼처보자" 이었던 것 같다.

제주도가 아닌 더 넓은 세상에서 마음껏 여행하고 다양한 경험을 하면서 살고 싶었다.


대학 생활에 반은 외국에서 보낸 것 같다. 반은 독일, 반은 영국.

역시나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정말 많은 것을 경험할 수 있었다. 다양한 사람, 다양한 문화가 공존하는 항상 새로운 경험이 넘쳐나는 그런 곳이었고 제주도로 다시 내려왔을땐 다시 재미없는 일상이 계속되고 답답함이 가득찼다. 어디에서라도 영어를 쓰고 싶고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일에 목말랐다.


졸업하자마자 서울로 올라갔다. 그나마 외국이 아닌 국내에서 가장 새롭고 혁신적이고 다양한 문화와 재미있는 즐길거리로 넘처흐르는 생동력있는 도시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역시나 서울은 공연, 문화행사, 세미나, 소모임, 다양한 인종과 문화 등 다양성이 공존하고 생동력과 활동적이고 재미있는 도시였다.


직장을 서울에서 다니기 시작하자 그 생각에 대한 회의감이 들었다. 

생동력과 활동적, 즐길거리가 넘쳐났던 이유는 결국 사람들이 도시 생활에서 받는 스트레스 해소하는 창구가 필요하였기때문에 발달했다는 것을 알았다. 도시는 소비할 것들로 넘쳐나는 도시였다. 그렇기때문에 많은 나의 라이프스타일도 점차 소비위주로 변해갔다. 하루의 반은 일을 하는데 그리고 나머지는 일로 받은 스트레스를 해소하는데 썼다. 간간히 책을 읽거나 취미생활 혹은 나의 역량을 강화시키기 위해 세미나와 소모임을 갔지만 이마저도 일이 넘처나면 가장 먼저 뒷전이 되었다. 뒷전이 되는 것은 내가 좋아하고 즐기는 것들이었다.


그리고 기후위기를 알게 되었다. 지금 내가 제주도에 다시 내려오게 된 가장 큰 전환의 이유이다.

불평등을 알게되고 인간이 자연에 가하는 파괴의 커다란 파편들도 알게 되었다.

더는 도시에 있지 않아도 되겠다는 결심이 서게 되었다. 자연과 함께 내가 생산하는 삶을 살고 싶었다.

재미와 생동력을 내가 나고 자란 곳에서 자연을 지키는 방식으로, 그리고 내가 소비하는 것이 아닌 내가 생산하는 방식으로 삶을 전환하기 위해 다시 내려온 듯 싶다.


그렇게 제주도로 내려왔다. 그리고 농사꾼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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