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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모덩 Oct 18. 2024

AI와 인간의 에세이 대결-5-

세이의 특훈


대체적으로 정확하다. AI인 세이가 문학 작품에 숨겨진 메시지까지 추론할 수 있다는 사실이 놀랍다. 어쩌면 내 글이 그만큼 창의적이지 않았다는 반증일까? AI가 학습한 데이터에서 벗어나지 않는, 상투적인 표현과 틀에 박힌 비유들을 사용했는지도 모르겠다. 한편으로는, 만약 AI가 위대한 문학의 거장들의 데이터로 나를 평가했다면, 세이의 칭찬은 큰 영광일지도 모르겠다. 정리하자면, AI를 이용할 때 중요한 것은, 'AI가 어떤 데이터를 통해 나에게 답을 주는가'이며, 그 데이터를 설정해 주는 게 '프롬프트 엔지니어링'이란 것을 깨달았다. 세이를 독창적인 'AI 에세이 전문가'로 튜닝하고 싶어졌다.


다시 세이의 피드백으로 돌아와서, "엄마의 바람을 자식이 대신 이루어주고 싶다는 소망"은 내가 의도한 메시지는 아니었다. 그러나 글을 쓰는 작가이기도 한 독자분들께서는, 자신이 쓴 글이 다르게 읽혔던 경험이 있을 것이다. 이는 문학의 핵심적인 즐거움이며, 예술의 감상에 정답은 없다는 대명제이기도 하다. 역으로, 세이가 학습한 데이터에 "엄마의 바람을 자식이 대신 이루어주고 싶다는 소망"이 있었으며, 이 또한 보편적인 감정일 수도 있다는 추론을 해볼 수도 있다. 


그렇다면, 세이가 생가하는 내 에세이의 문제점은 무엇일까?


입 바른말만 하지 않는다. 믿음직스럽다. 다만, 변론하자면, '엄마의 냄새' 부분은 가능한 한 생생하게 묘사하려 노력했다. "햇볕과 바람에 잘 마른빨래 냄새", "상상만 해도 입에 침이 고이는, 엄마가 만든 소불고기 냄새" 같은 표현이다. 감정 변화가 갑작스러웠다는 피드백은 납득이 된다. 두 번째 문단은 다소 느닷없게 느껴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부재란 그렇게 갑작스럽게 찾아오기도 하니까(라고 변호한다). 마지막으로, '결말의 힘'이라... 나로서는 "더 강한 메시지"를 전달할 방법이 떠오르지 않는다. 그래서, 쉬운 방법을 택해보기로 한다.

내 에세이를 피드백해 주는 세이의 모습 상상도 출처: 챗GPT 이미지 생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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