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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산문

해에게서 소녀에게

by 쥰세이

지난 밤 꿈에 니가 나오게 되면 일어나는 아침에 니 생각이 몹시 간절해진다.

그리고 무척이나 너가 보고 싶어지고 그리고 내게는 이미 없는 연락처를 어찌어찌해서 알아내어 문자를 보내면 다른 사람이다.


그간...4~5년동안 연락없이 지내서 그새 번호를 바꿨는지...니가 야속하기만 했다.

교회에서 오고가다 우연히 마주쳐도 아주 어색하게 넌 나에게 인사하고 그리고 그냥 보기만 하고 지나가버리는 경우도 있었다.


내가 왜 아직 너를 포기하지 못하고 계속 과거의 끈을 놓지 못하는 것일까.

이젠...그냥 편한 오빠 동생 사이로 지내고 싶은 마음도 있는데,넌 그런 내 마음을 알까.


시간이 다 해결해준다는 말은 거짓말이다.

어떤 것들은 시간이 충분히 지났는데도 여전히 그 자리,그 관계,그 어색함과 불편함 그대로니까.

넌 종아리가 그렇게 날씬한 편은 아니어서 겨울에 부츠를 신으면 타이트해지는 너의 다리를 볼수있었다.

그에 비해 상체는 좀 연약한 편이었다.

니가 나를 볼때면 난 몹시 긴장했고 말이 헛나왔고 그리고 쓸데없는 말들을 남발했다.


그러니까...넌 아직 나를 다 모른다.


과거 4~5년전에 같은 조를 한걸 빼곤 너는 나에 대해 잘 아주 잘 모른다.

내가 마음이 얼마나(손이 따뜻한 것처럼)따뜻한 남자인지.

니가 그렇게 따지는 신앙과 인품 성격...내가 어떤 사람인지 넌 아직도 자세히 모른다.


언젠가는 기회가 되어 마주치게 되면 한번 말을 걸어보겠다.

인연이라면...운명이라면...오빠 동생으로 지내다가 너에게도 나에대한 조금의 호감이라도 생기지 않을런지.

너의 조신한 옷차림도 난 좋아했다.

짧은 치마는 절대 안입었고,무릎까지 오는 치마를 자주 입었다.

꿈속에서 넌 오빠에게 귀엽다고 하고 참 다정했는데...

시간의 할당량이 다 차면...너도 그때 오빠를 이해해주고 용서해줄수 있을까.


사랑은 주고 받을때 그 관계가 최고점을 찍지만,

난 내가 일방적으로 사랑을 주더라도 니가 제대로 받기만 한다면,

혹 니가 전혀 내게는 사랑을 주지 않더라도 이제는 상관이 없다.

주기적으로 만나 데이트를 하고 너의 참하고도 참한 얼굴을 볼수 있다는것 만으로 하나님께 감사할것 같다.


그만큼 넌 이미 내 마음속에 너만의 방을 만들어버렸고 시간이 꽤 지나도 방문을 굳게 닫은 채로 나올질 않는다.


그래.

계속 기다릴께.

니가 내 마음속에 방문을 열고 나오는 날을.

열고 나오며 내 품에 깊숙히 파묻혀 환하게 웃는 니 얼굴을 볼때까지.

넌 예뻐 충분히.

예전에도 지금도 그리고 앞으로도.

자정 시각.

니가 너무 보고싶어 그리움에 사뭇치는 밤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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