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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일을 하루 앞두고

고맙고 보고픈 친구들에게

by 쥰세이

생일이다

내일 말이다

어렸을적처럼 같은 국민학교 친구들을 집으로 초청해서

양념치킨과 후라이드, 그리고 생일케익을 더이상 대접하지 않는, 않을 나이가 되었다

그 당시에 양념치킨과 후라이드치킨은 여유가 많던 시절이 아니었기에

일년에 내 생일날 정도만 먹을수있었던 일종의 특식이었다


머리를 자를라치면,

어머니께선 집을 따라나서시어 내 손을 잡고 근처 상가 지하1층 이발소에서

내 머리를 깎게하시고 이발을 다 하고나면

어머니께선 근처 중국집에서 그 당시에 정말 귀하던 짜장면을 사주시곤 하셨었다


먹을게 귀하던 시절

새우깡 50원짜리, 깐토끼 하드 50원,

내 하루 용돈은 국민학교때 늘 백원이었다

백원으로도 운만 좋으면 하루 웬종일 놀수있었던 시절


예전에 대학교시절이었던 걸로 기억하는데,

청년부에서 생일자들을 불러 생일 맞이 소감을 앞에 나와서 말하는 시간이었다

당시에 내가 좀 뭐랄까....이성문제로 많이 힘들어하던 시기였고,

번번히 차이기 일쑤였어서 그렇게 말했던걸로 기억한다


"네...생일인데...뭐...기분이 좋거나 그러지는 않고 되려 행복하지 않고 우울하네요.

축하해주셔서 감사하긴한데....제가 왜 이 땅에 태어났는지도 모르겠고, 암튼 기분이 별로인거 같습니다."


역대급의 어둠과 한통속인 것 같은 생일 맞이 소감

다들 축하해주셔서 감사하다고, 그렇게 밝게 얘기했던 날

난 터덜터덜 계단을 내려와서 예배가 끝나고 집으로 갔다


짝사랑했던 후배,

내 마음을 요리조리 갖고놀았던 후배.

결국 내가 아는 다른형과 교제했던 후배.

그 당시의 내 열등감이란...상상을 초월했다


그만큼 자존감도 바닥을 치던시절이었다



그래 내일이 내 생일이다

세상사람들은 우스겟소리로 이런 노래도 부른다


"왜 태어났니..! 왜 태어났니...!"


웃자고 하는 소리겠지만,

생일빵만은 진심을 다해 쎄개 때리며 흐뭇해하던 친구들


이제 생일갖고는,

생일 따위가 나에게 가지는 특별한 행복이랄까, 즐거움이랄까,

그런게 사라진지 오래다


그냥 무덤덤하고,

어제는 회사에서 무덤덤하게 2만5천원짜리 모바일 기프티콘이 왔다

(베스킨라빈스31, 투썸플레이스 등에서 사용가능!)

생일 케익은 그걸로 사면 될 것 같으다


나 빼고 다 장가간 친구들

바쁘고 정신없게 살고있을 녀석들

니들이 잘살고 행복하면 됐으니

나에게 선물따위 없어도 좋으니

축하 카톡 그따위 것 안해도 좋으니

그냥 니들 얼굴 한번 다 같이 봤으면 싶다

본지가 너무 오래됐구나


소위 남자들의 입에서 자주 오르내리는 부ㄹ친구인 녀석들

보고싶다 다들 너무 몹시

같은 하늘아래서 이렇게 보기힘들다는게

많이 아쉽고 그렇네

그만큼 니들이 행복했으면 좋겠고,하는 일 아이들 양육까지,

모두...! 다 행복해야된다 친구들아!

이 홀로 아직 노총각이된 늬들 친구인 나

를 위해 기도나 한번 해주라 선물대신해서


이제 한살 더 먹었으니 정신차리고

더 열심히 더 열정적으로 살란다 얘들아

한명 한명 다 보지는 못하겠지만

늬들이 그래도 간간히 전화를 주면 그게 참 그렇게 눈물나게 반갑더라


많이 바쁘고 분주하고 정신없지?!

녀석들...

생일인 내일을 맞아서

많이 보고싶다

항상 미안하고 고맙고 사랑한다!


너희들의 가정에 늘 하나님의 축복과 은혜 사랑이 가득하길 기도할게!

ㅎㅎㅎㅎㅎ보고싶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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