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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이라는 건, 함께했던 시간이 있었다는 걸

by 쥰세이

내일이 마지막 출근날이다

C회사와도 이제 당분간은 안녕이다

SP로서 교육을 다시 받게되는 거 말고는

다시 본사로 들어갈, 다시 동부SE센터로 들어갈일도 없다


퇴사하는 심정은

누구나 그렇듯

시원섭섭하다


연애도 결혼도 내 마음데로 잘 되는 것도 없고

회사와도 잘 되는 것 같다가도 끝을 알수없었다

3개월 계약

2월 10일이 첫 출근이었고,

5월 9일이 마지막 출근이다


여러가지 감정들이 교차하고

그동안 만났었던 수많은 얼굴들이 떠올라

갑자기 숨이 턱 막히기도 한다


아찔했던 순간들도 있었지만

보람되고 희열에 찬 순간들도 적지않았다


실업급여가 나온다고 하니, 그나마 다행이긴한데,

월급만큼 많이 나오진 않는다고 하니 조금 우울하다


내가 일하는 동안 결혼한 사람들도 내가 알기로 3명정도 있고,

하지만 그닥 엄청나게 부럽다거나 그렇지도 않다

결혼은 현실이라고 한다

현실의 냉정하고 냉랭함,

신혼때의 설레이고 좋은 것만 보이고 느껴지는 것도

다 유효기간이 있다고 한다

결국 남녀사이는 우정으로 결부지어 진다

남녀사이가 우정, 의리가 되어버리는 건

당연한 단계라는 생각이 든다


왜 사람들은 결혼의 폐해가 많은데도

다들 사랑하는 사람을 못만나서 아웅다웅

결혼하지 못해 아웅다웅일까


결혼 자체가 우상이 되어버리는 건 왜 일까

해도 후회 안해도 후회라면

일단 한번은 해보라고 하는게 결혼인걸까


결혼에 대해서 먼저 결혼을 해봤다는 식으로

넘겨집고 뭔가 유경험자로서 충고를 해줘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이 있다

때론 넘겨집지 않고 침묵하는게 답일때도 있다

항상 말을 많이해서 실수가 넘치는게 인간이기에

욕심을 가져서 실수가 넘치는게 인간이기에


시간이 지날수록 명확해지는 건

남녀사이에서 욕심과 사리사욕이 넘치게 되면

결국 그 만남은 오랫동안 이어지지 않고 이어졌더래도

금새 끝나기 마련이고, 애초에 시작조차 할수 없는지도 모른다


하나님을 묵상해야 할 시간에

그녀를 먼저 묵상해버리는 건

언제나 그렇듯이 실패로 가는 지름길이다


제대로 믿고 제대로 살아야지

그 무엇도 하나님보다 우선순위에 올수없고

대체될수있는게 없으니 시간 낭비하지 말길


그 누구에게나

결혼 자체가 우상이 될수도 있고

혼인 제도 안에 묶인 남녀는,

서로에게 우상이 될수있는 위험요소가 크다


돈이 우상이 된 시대는 맘몬신에 의해 다스려진다면

배우자가 사랑하는 사람이 우상이 된 시대는

로맨스가 신이 되는 걸까

에로스가 신이 되는 걸까


결혼전에 잘 맞는지 따져보기위해 선 동거를 많이하는 시대

그리고 안맞으면 헤어지고 철저히 남이되는 시대

결혼을 해도 혼인신고를 안하고 1년을 살아보는 시대

1년후에 이혼할지 계속살지 결정날거 같아서 미리 이혼이라는 주홍글씨를

새기지 않기위해, 점점 더 이기적이 되어가는 시대


그것에서 나도 자유로울수 없단 걸 잘 알고있다

잘 알고있기에 기독교 업체 결정사에 가입한 걸지도 모르는

그렇게 결정사에 디였으면 이제 초연해질만도 한데

결국 가입해버리고 아직 두번째 만남까지 이어진 자매님이 없다


접시물에 코박고 새벽기도를 매일 나가도

하나님은 철저하게 나를 홀로있게 혼자 살게 만드실거다

비혼주의자는 아니지만

결혼, 연인, 사랑이란 것에 나약해지는 나

쉽사리 우상의 자리에 서는 것들


초연해지고 태연해지기엔

난 너무 그것에 그곳에 몸을 푸욱~ 담그며 살았고 살아왔다

이제 좀 그만해도 되는 것들

이제 좀 그만 마음써도 되는 것들


내가 손아귀에 꽉 쥐고있는 것들을 완전히 놓을때

하나님이 본격적으로 일하기 시작한다는 걸 알면서도

난 내 손아귀에 쥐어져있는 걸 쉽게 놓지못한다

에라 모르겠다

슬슬 퇴근준비나 하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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