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이 내리지 않고, 온다.

스치는 것에 대한 의미 부여

by Amyung

"오늘의 약속은

너가 내게 오는 것이며

나는 너를 마중나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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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하늘에서 눈이 왔다.

길을 가며 보이는 하얀 눈을 보며 생각했다.

눈이 내린다와 눈이 온다. 뭐가 다를까


이성적으로, 과학적으로 보면 눈은 내린다.

하늘에서 수증기가 응결되어 무거워지면 중력에 의해 떨어진다.

그래서 눈은 내린다고 한다.

한편 '온다'는 사전상 정의에서 모두 주어가 사람이다.


그렇게 보면 눈은 내린다라는 표현이 맞다.

근데 여전히 눈은 오는게 좋다.


눈이 온다고 하면 하늘과 나의 수직 관계가 없어진다.

높이도 없어지고 중력도 없어지고 무게도 없어진다.

눈 그리고 내가 수평선에 놓이고

눈이 내게 '온다'


반갑지 않은가

단어를 바꿨을 뿐인데

단순히 내리는 눈에 의미가 담기고

우연에 의지가 들어간다.


너가 나에게 오는구나.


소중한 사람과의 만남도 이렇게 바꿔볼 수 있지 않을까?

어쩌다보니 만나게 됐고

만나서 이야기 하다 보니 잘 통하는 것을 알게 됐고

잘 통하다 보니 서로 이야기 하는 것에 좋아

오늘도 만나게 됐다는 것은

너무 과학적인 이성적인 접근이 아닌가?


이왕 같은 만남이라면 너와 나의 만남이

특별한것이 좋을 것 같다.


그래서 오늘 우리가 만나는 것이

너와 내가 시간에 맞추어
약속 장소에 도달하는 것이라기 보다는

너가 나에게 오는것이다.

그리고 그런 너를 내가 마중나가는 것이다.


그래서 귀하다.

너가 내게 오지 않았으면 내가 마중나가도 만날 수 없었을테니

그래서 고맙고 나는 서두른다


나는 오늘도 내게 와주는 널 반기기 위해

마중나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