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회관에서 만난 지인이 "혹시 역사에 관심이 있냐"고 하기에. "아! 아뇨~아뇨~~~ 전혀 관심 없음"라고 딱 잘라 말했다. "아, 그래요. 수업을 엄청 잘한다는 소문이 있어 구수산에 첫 개강한다던대 난 시간이 안 맞아서 너무 아까워요" 그 말은 흘러가는 저 구름 속에 던져버리고 며칠 지났는데 이상하게 자꾸만 그 말이 되살아 나서 그 구름을 다시 불렀다. 띠리링~~" 땡땡씨~~ 아,전대요~그때 역사수업을 언제쯤 해요?" "아 수업 신청하게요? 곧 개강 하지 싶어요일찍 마감 되지 싶으니까 신청하려면 빨리 가야 될거예요~"
이 때는 도서관 수업을 현장 접수였기 때문에 인기 있는 과목은 일찍 종료가 되었다.
신랑한테 여차저차하여 당신이 먼저 가서 줄 좀 서달라고 했더니 그건 안 되고 출근 길에 태워 줄 수는 있다고 했다.
다음날! 두 딸들을 일찍 깨워 밥 먹이고 학교ㆍ어린이집에 태워주고신랑출근길에 도서관에도착을 했는데 이미 줄은 엄청났다. 기다리는 동안 이야기를 들어보니 제일 앞에 있던 사람은 멀리서 7시에 왔다고 했다. 누구는 밥도 안 먹고 왔다고 했다. 나는 준수하게 8시 20분에 도착을 하였는데 내 앞으로 줄은 엄청났었다.
이렇게 개강부터 입김이 쌨다. 9시가 되어 접수를 시작하였고 접수에 성공하였다.
첫 수업! 스토리텔링으로 풀어 가는 역사 수업 첫날부터 흥미로웠다. 도서관 수업 더군다나 학창 시절 내가 제일 싫어했던 과목이 사회. 지리, 역사였다. 수업하는 동안 특별히 잡담도 없이 모두 진지하였다. 특별히 눈에 띈 엄마가 몇 있었는데 그 엄마는 나이도 젊은데 역사 부분에서 모르는 것이 없을 정도로 유식했다. 선생님의 질문에 매번 답변을 하였고 질문도 곧 잘하여 모두 부러움의 눈과 대단하다는 눈빛으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 친구는 지현이다. 엄마 한 명은 다른 곳에서 만나서 알고 다 초면이었다. 석 달이란시간이 너무 재미있었다. 종강날 헤어지기가 섭섭해서 후속 모임을 하자고 지현이가 건의하였고 모두 찬성을 하였다.20여 명이 되어 공부할 수 있는 공간이 필요했고 나는 지인 찬스를 썼다. 일반인들은 1 시간당 대여료가 오천원인데 오천원을 주고 종일 써 도 된다고 해서 우리들은 '더불어 숲'도서관에 터를 잡았다. 그다음 학기에 2기 모집을 했는데 여전히 인기가 최고였다고 하였다. 2기 팀들은 6시부터 대기 탔다는 '카더라 통신'으로알게 되었다.
지현이는 본인이 스터디를 하자고 건의를 했고 거의 다 찬성을 해서 고맙다고 본인이 이 스터디를 이끌어 가겠다고 말했고 1기 회장을 맡았다. 총무를 뽑았고 모임명을 무엇이 좋은지 의논하였다. 역사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것이 고인돌이라고 어떤 언니가 말했다. 고인돌로 만장일치였다. 그래서 스터디명은 '역사모임 고인돌'이 되었다. 발표방식은 책을선정해서 할지, 발표 자료를 발췌해서질의응답식으로 할 것인지 대한 방향을 제시하였고 그렇게 하면 너무 부담스럽다고 해서 팀을 정해서 연대별로 발표하는 걸로 정했다. 순조롭게 진행되었고 첫 수업은 지현이가 준비해 온 자료로 알찬 시간을 보냈고 수업을 마치고 다 같이 점심을 먹고 차도 마시면서 이야기를 더 나누었다.
회장직은 1년을 할 것인지 2년을 할 것인지 이야기도 나누었다. 회장 총무는 2년으로 결정을 하였고 총무가 차기 회장을 하자는 이야기도 나왔지만 그때 가서 다시 결정하는 것으로 정했다
역사모임 고인돌은 어디에 미칠까?
너는 나에게 미치고, 나는 너에게 미쳤다.
모임에서 꾸준히 준비했던 수업자료들과 작품을 <여행으로 떠나는 역사모임 고인돌>이라는 타이틀로 구수산 도서관에 몇주간 전시도 하였고. 만들기 체험도 할 수 있게 해 주었고. 우리 아이들은 엄마의 작품으로 도슨트가 되었다. 그리고 내가 쓴 연극 대본으로 아이들과 함께 연극도 하였다.구경 온 부모님과 아이들은 대만족을 하여 우리 모두 뿌듯한 경험을 하였다.
더 나아가 역사 수업으로 봉사한 것은 아니지만 리틀 고인돌이라는 타이틀로 아이들과 함께 요양원에 봉사도 하고 장기자랑도 하면서 즐거운 시간을 가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