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인가 제가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는 도서관의 관장님과 점심식사를 하고 있을 때였습니다. 문득 그 관장님은 저에게 이런 질문을 했습니다.
"선생님은 그동안 어떻게 살아오셨는지요?"
그때 저는 예상하지 못한 관장님의 질문에 잠깐 당황을 했지만, 망설이지 않고 이렇게 대답을 했습니다.
"저는 나이 50살까지는 특별하게 어떻게 살아야겠다는 생각은 못했던 것 같습니다. 그냥 저에게 주어진 삶을 살면서 이왕 살아야 하는 삶이라면 최선을 다해서 '열심히' 살아가자는 생각으로 살았습니다. 그런데 나이 50살이 넘어서부터 지금까지는 주어진 삶을 살아가기보다는, 제가 하고자 하는 일을 하면서 '잘' 살아보자는 생각으로 살아가고 있습니다."
제가 나이 50살까지는 아무런 계획도 없이 그냥 주어진 삶에 '열심히' 살아왔다면, 50살 이후에 살고 싶은 방향을 잡고 그 방향으로 '잘'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 데에는 오로지 저의 친정엄마 덕분입니다.
18살 어린 나이에 아버지와 혼인을 하고 20살 나이에 열두 남매를 낳고 키우신 친정엄마. 자신의 가정 일은 나 몰라하는 남편에게 흔들리지 않고 자신이 생각하는 옳은 방향을 향해서 최선을 다해서 열심히 살아오신 친정엄마께서 2013년 2월 93살 연세에 돌아가시고 100일이 지난 후, 저는 한때 삶의 의욕을 잃었던 적이 있었습니다. 더 이상 하고 싶은 일도 없었고, 하고자 하는 일도 없이 그냥 하루하루를 죽이면서 살았습니다.
그러던 중 2014년 8월, 우연하게 12주 동안 '웰다잉' 교육프로그램에 참여를 하면서 저는 하고 싶은 일이 생겼습니다. 저의 친정엄마는 단 한 번의 웰다잉 교육을 받지 않았지만 제가 세상에 태어나기 이전부터 웰다잉을 행동으로 실천해 오셨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그때부터 저는 웰다잉 강사가 되어야겠다고 마음을 먹었습니다. 웰다잉 강사가 되어서 많은 사람들 앞에서 웰다잉 강의를 하게 되고, 저의 강의를 듣는 사람들의 삶이 저의 강의를 듣기 이전보다 조금 더 행복하고, 조금 더 후회하지 않는 삶을 살게 되기를 바랐습니다. 그 강의를 진행하면서 저의 엄마께서 살아온 이야기도 들려주고 싶었습니다.
그때부터 저는 '열심히' 하겠다는 말 보다 '잘' 하겠다는 말을 의도적으로 더 많이 사용하고 있습니다.
새로운 해가 시작된 지금, 저는 각자의 위치에서 자신의 삶을 살아가는 모든 분들에게 묻고 싶습니다.
"당신들은 자신의 삶을 '열심히' 살아가고 있는지요?
아니면 '잘' 살아가고 있는지요?
나이 50살이 지나서야 진심으로 하고 싶은 일을 찾았고, 그 일을 '잘'하면서 살고자 노력하는 저와 비교한다면, 지금 시작해도 결코 늦지 않았다고 자신 있게 이야기를 해 주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