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인가 이야기를 한 적이 있지요? 아줌마는 '개는 개, 사람은 사람이다'라고 분명하게 구분을 짓는 사람이라고요. 어떻게 사람을 개 엄마라고 부르는지 이해를 하지 못한다고 했지요.
그래서 같은 골목에 살고 있는 할머니가 아줌마를 '아롱 엄마'라고 부를 때면 아줌마의 기분을 표현하지 않았지만, 한편으로 기분이 썩 좋지는 않았대요. 그랬던 아줌마가 본인 스스로 '아롱 엄마'라고 부르게 되는 계기가 있었어요.
아줌마는 아롱이가 3남매를 낳고 있을 때, 미리 사다 놓은 북어를 넣고 아롱이만을 위한 미역국을 끓였어요. 아롱이가 출산을 하기 며칠 전부터 그렇게 좋아하던 사료와 간식을 거의 먹지 않았거든요. 그런데도 3시간 넘는 고통 속에서 3남매를 낳는 것을 보고 미역국을 끓였습니다.
이윽고 아롱이가 3남매 출산을 마치자 뜨겁지 않게 식힌 미역국을 아롱이에게 가져다주었습니다. 그때 아롱이는 3남매를 낳으면서 얼마나 허기가 졌는지 이제까지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모습으로 미역국을 허겁지겁 순식간에 먹어 버렸습니다.
아줌마는 아롱이가 그렇게 미역국을 먹는 모습을 보면서, 아직까지 한 번도 알지 못했던 마음을 느꼈다고 합니다. 마치 친정엄마가 아기를 낳은 딸에게 미역국을 끓여 준 마음과 아기를 낳은 딸이 미역국을 먹는 모습을 본 것처럼 느껴졌대요. 그 마음을 느낀 이후로 아줌마는 예전에 생각했던 '개는 개, 사람은 사람이다'는 생각을 떨쳐버리고 본인 스스로 '아롱 엄마'라고 이야기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아롱이가 3남매를 낳고 나서 며칠 후, 아롱이 집을 청소를 하게 되었는데 바닥에 깔아 주었던 스티로폼을 들어내는 순간 아롱이가 3남매를 낳으면서 흘린 피가 흥건하게 고인 것을 보게 되었고, 또 '왈칵' 눈물을 쏟고 말았습니다.
3남매를 낳을 때 새끼들을 혀로 열심히 핥아 주면서 아롱이 입 주변이 온통 빨간 피로 물들어버렸습니다. 그런 아롱이의 모습도 아줌마의 마음을 아프게 했다고 합니다.
그렇게 저 아롱이는 아줌마에게 있어서 그냥 강아지 아롱이가 아닌, 딸 같은 아롱이가 되었습니다.
아롱이 오빠와 언니, 아줌마는 아롱이가 낳은 3남매의 이름을 지어 주었습니다.
엄마를 쏙 빼닮은 장녀는 라온이,
이마에 점이 하나 있는 장남은 고미,
이마에 점이 두 개 있는 차남은 뚱이.
2개월 후, 3남매가 각자의 인연을 따라 입양을 떠나기 전까지 3남매는 '라온'이, '고미', '뚱'이라고 불렸습니다.